예술은 누구의 눈으로 완성되는가

by 신성규

사람들은 그림을 본다.

하지만 그들은 그림을 보지 않는다.

그들은 이름을 본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인다.

“좋은 작품이구나.”

그 순간, 예술은 사라진다.


내게 예술은 처음부터 명성이 아니었다.

그것은 말로 설명되지 않는 진동이었고,

보이지 않는 문맥 속에서만 깨어나는 언어였다.

나는 눈으로 그림을 읽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감정으로, 기억으로,

때로는 무의식의 가장자리를 더듬으며 느꼈다.


하지만 문득 깨닫는다.

세상은 예술을 소비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그들은 설명을 원한다.

이 그림이 왜 위대한지, 누가 그렸는지,

어떤 시대의 산물인지, 어떤 평가를 받았는지.

그들은 작품이 아니라

작품을 둘러싼 ‘해설’을 감상한다.


그러나 나는 안다.

진짜 예술은 말을 걸지 않는다.

그저 거기 있다.

느낄 수 있는 자에게만

그 침묵 속에서 울림이 되어 흐른다.


그 울림을 들을 수 있는 이들은 드물다.

그들은 감정을 해석할 줄 알고,

구성 속에서 해체를 보고,

아름다움 속에서 비극을 본다.

그것은 단순한 감수성이 아니라

심미적 지능이며, 정서의 천재성이다.


그러나 세상은 그들의 귀를 의심하고,

그들의 눈을 이상하게 여긴다.

“왜 그런 걸 느끼는 거야?”

“그냥 그림이지 않나?”

그래서 예술가와 감식자는

종종 같은 외로움에 빠진다.


예술은 결국

대중을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그건 존재 그 자체로 의미이고,

감상자가 없어도 그 자리에 서 있는 진실이다.


그리고 나는,

그 진실을 느끼는 고통을,

그 진실 앞에 홀로 서는 외로움을

예술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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