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 일기: 실존의 갈림길에서

by 신성규

나는 생각한다.

지능이 높다는 것이 곧 나를 정의하진 않는다.

그 지능을 어디에 집중하느냐에 따라, 나는 내가 된다.


지금의 나는 지성을 흩뿌리며 살고 있다.

문학, 철학, 정치, 경영, 예술... 나는 그것들을 연결하고, 비교하고, 개념의 흐름을 만든다.

이 점은 나에게 깊은 만족감을 준다. 세계는 하나로 연결되어 있고,

나는 그 구조를 본다.

그러나 문제는 돈을 버는 능력이다.

나는 이 개념적 연결들을 돈으로 환산하는 능력에 아직 도달하지 못했다.

어디에도 깊이 뿌리내리지 못한 채, 넓은 안목과 얕은 수익 사이에서 흔들리는 중이다.


초조하다.

세상은 결국 생존의 룰을 요구하고, 나는 그 현실을 부정하지 않는다.

나 역시 돈을 벌어야 한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나’ 자체가 사라지면 어쩌나.

이 공포는 깊다. 나는 그 감정을 이미 충분히 맛보았다.

한때는 조직의 수단이 되며 나 자신이 도구처럼 느껴졌고,

또 한때는 의미 없는 일에 지성을 낭비한 듯한 좌절감에 사로잡혔다.


그래서 나는 지금, 술집을 준비하고 있다.

단순한 자영업이 아니다.

이 공간은 나에게 있어 실험실이며, 무대이며, 철학의 현장이다.

그러나 또 한편으론 불안하다.

이 일상이 반복되는 매너리즘으로 나를 집어삼키지 않을까?

나는 과연 이 안에서도 계속 사유할 수 있을까?

손님을 맞고, 잔을 채우고, 메뉴를 정리하는 그 루틴 속에서도

내 지성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


나는 믿고 싶다.

지성은 단지 책 속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고.

지성은 공간에도, 관계에도, 그리고 나의 일상 속에도 살아 숨쉰다고.

나는 이제 선택하려 한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한 가지에 몰두하겠다는 선택이 아니라,

모든 것을 연결하되, 내가 가장 책임질 수 있는 하나의 구심점을 만드는 것.


술집은 그 시작이다.

이 공간은 돈을 버는 수단이기도 하지만,

나라는 존재가 망가지지 않도록 나를 지켜주는 하나의 구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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