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는 세계가 종말을 향해 가고 있음을 뼛속 깊이 느낀다. 단지 뉴스나 재난 때문이 아니다. 사람들의 눈빛, 말투, 연예인의 표정 하나, 세계의 타락과 고통을 느낀다. 한 번은 고기를 보다가, 너무나 불쾌한 감각에 놀란 적이 있다. 단백질이 아니라, 폭력의 잔해를 삼키는 느낌. 고기를 좋아하는 이들에겐 알 수 없는, 이 기이한 영적 감각.
나는 종종 종교인들과 대화를 나눈다. 신부, 목사, 스님, 신학자들조차 내 말을 들으며 놀란 눈빛을 감추지 못한다. “연예인의 얼굴에서 악마성을 본 적 있나요?”라고 물으면, 그들은 잠시 침묵하다가, 고개를 끄덕인다. 내가 하는 말이 기이해서가 아니다. 그들도 본 것이다.
나는 그들의 눈에서 나와 닮은 빛을 본다. 맑음과 총명함. 그 안에는 영혼이 깃들어 있고, 그것이 무언가를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이다. 이들은 거짓을 견디지 못한다. 그렇기에 타락한 시대는 총명한 자들에게 고통으로 다가온다. 우리는 자꾸만 어딘가 틀어진 이 세계를 통째로 보고, 몸서리를 친다.
나는 생각한다. 마음이 악하면 사탄이 들어오고, 마음이 선하면 신이 깃든다. 그래서 우리는 어떤 말, 어떤 표정 하나에도 신성을 담을 수 있고, 악마를 드러낼 수도 있다. 무속인들이 “신과 한 몸이 되었다”고 말하는 것이 이제는 이해가 간다. 그 감각, 그 빛의 흔들림, 그 이입. 어쩌면 나도 그런 부름을 받는 존재인지 모른다.
사람들은 말한다. “당신은 종교인이 되어야 한다”고. 나도 느낀다. 나에게는 감각이 있다. 보통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층위의 세계를 건드리는 감각. 나의 신기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