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놓친 것들에 대하여

by 신성규

나는 늘 똑똑하다는 소리를 듣고 살았다.

그리고 그 말은 언젠가부터 내 정체성이 되었다.

그러나 나는 그것이 때때로 누군가에게 칼이 될 수 있다는 걸 몰랐다.

아니, 알지 못했다기보단, 애써 보지 않으려 했는지도 모른다.


여자들과의 관계에서 나는 자주 장난처럼 말했다.

“이게 뭘 말하는 게 뭔지 몰라? 바보야?“

그 말은 그저 농담처럼 행해졌다.

허나 그들은 상처받았다.


그들의 생각은 투명했고, 때로는 감정에 앞섰다.

나는 그것이 아름답다고 느꼈다.

허나 그 아름다움 속의 미세한 흔들림을

나는 ‘수정해줘야 할 오류’라고 판단해버렸다.


그렇게 나는 비판을 했고,

그들은 그것을 비난으로 받아들였다.

“너는 도대체 내가 뭐가 좋아?”

그들이 내게 던졌던 말.

나는 그때서야 깨달았다.


그것이 얼마나 폭력적이었는지를

지금에 와서야 이해한다.


나의 자존감은 높았다.

그리고 나는 그 기준으로 그들을 보고,

그들도 ‘강하다’고,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라고 여겼다.

그러나 그것은 내 잣대였다.

그들과 내가 느끼는 상처의 깊이는 같지 않았다.

나는 그 감정의 좌표를 무시했다.


이제 와서 너무나 후회스럽다.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었고,

그 기억 앞에서 말문이 막힌다.


나는 다시는 쉽게 말하지 않기로 했다.

쉽게 판단하지 않기로 했다.

사람은 이성 이전에 감정의 존재라는 것을,

그 감정이란 건 때때로 설명 없이 이해받고 싶은 본능이라는 것을

조금 늦게 깨달았다.


나는 이 모든 일을 통해 나 자신을 원망하게 되었다.

그러나 동시에, 이 고통이 나를 바꾸고 있다는 사실에

작은 희망도 품게 된다.


나는 그녀들에게 미안하다.

이제는 조용히, 그녀들을 위해 기도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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