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과 운명 사이에서 흔들리는 사랑

by 신성규

“당신은 진정한 사랑을 믿으시나요?”


나는 이 질문을 자주 던졌다.

그건 시험도, 고백도 아니었다.

그저 나의 내면 깊은 곳에서부터 끓어오르는 갈등의 표현이었다.


사랑은 사람을 아름답게 만든다.

이 말은 하나의 시적 문장이 아니라,

내가 살아오며 확인한 실존적 진리다.

사랑에 빠진 사람은 확실히 다른 빛을 뿜는다.

나도 그랬다.

그리고 나는, 때때로 ‘금지된 사랑’ 속에서도 그 아름다움을 느꼈다.


그것은 나만의 일방적 환상이 아니었다.

우리는 서로를 감지했다.

그녀들도 나를 느꼈고, 나도 그들을 느꼈다.

때로는 말보다도 강하게,

침묵 속에서, 눈빛 속에서, 우리의 영혼은 스쳤다.


하지만,

그 순간마다 나를 막은 것은 도덕적 결벽이었다.

사랑은 도덕이라는 벽 앞에서 무너졌다.

그 벽은 타인의 시선이기도 했고,

내면에 새겨진 윤리의 지문이기도 했다.


사랑은 타이밍이라는 말을,

나는 오랫동안 비겁함이라 여겼다.

자신의 욕망을 포장하는 핑계로 들렸다.

그러나 이제야 안다.

그 말 속에는 ‘의지’로는 되지 않는 운명의 물리학이 담겨 있었다는 것을.


서로를 너무 깊이 이해했기에,

지나칠 수밖에 없던 관계가 있다.

함께하고 싶어도, 어떤 순간은

삶이라는 강물에 서로를 흘려보내야만 한다.

그것은 두려움이나 회피가 아니라,

비극에 가까운 숙명이었다.


사랑은 감정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시간, 위치, 책임, 삶의 윤리까지도 함께 작동한다.

그 복잡한 방정식 속에서

우리는 사랑했지만, 멀어졌고,

결국 무너졌다.


그리고 지금, 나는 묻는다.

사랑은 정말 타이밍일까?

혹은 타이밍이란, 우리가 감히 조정할 수 없는

‘삶의 지문’일까?


진정한 사랑이 존재한다면,

그건 끊어진 인연 속에서도

서로를 기억하는 마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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