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랫동안 고통의 이유를 내 ‘천재성’의 미증명에서 찾았다.
내 안의 잠재력, 사고력, 통찰,
그 모든 것이 세상에 제대로 전해지지 못하는 데서 오는 불만과 분노.
그러나 어느 날 문득, 그 고통의 실체는
‘사랑의 부재’라는 더 본질적인 곳에 있음을 깨달았다.
내가 진정한 사랑에 빠졌을 때,
나는 세상 그 어떤 것도 필요하지 않았다.
성취도, 인정을 향한 목마름도, 미래에 대한 불안도
사랑 앞에선 사라졌다.
그 사람과 있다는 사실만으로
나는 완전했고, 충만했고, 살아 있었다.
하지만 그 사랑은
언제나 끝내 ‘완전한 사랑’으로 도달하지 못했다.
조건이 있었고, 거리감이 있었고,
삶의 현실은 감정을 감당할 만큼 유연하지 않았다.
나는 내 인생의 비극이
사랑하지 못한 데에 있음을 이제야 안다.
사랑받지 못함이 아니라,
진심으로 ‘사랑하지 못함’에 말이다.
누군가를 내 온 존재로 껴안고,
그 안에 나를 기꺼이 녹여낼 만큼의 용기,
그것이 부족했던 것이다.
천재성의 고독은 차라리 견딜 수 있다.
그러나 사랑의 부재는
존재의 깊은 층위에서
삶을 무너뜨린다.
지금의 나는 고백한다.
나는 진정한 사랑을 하지 못했기에,
지금도 무언가를 잃고 있는 중이라고.
사랑 없는 천재성은 불을 잃은 별 같고,
울림 없는 언어 같다.
그러니 나는 이제,
사랑을 꿈꾼다.
이해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존재하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