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랑을 붙잡고 싶었다.
그러나 붙잡는 방식은 언제나 거칠었다.
애초에 떠날 걸 알기에
먼저 밀어내기로 했다.
누군가가 나를 사랑한다고 말할 때,
나는 그 말이 언제 철회될지부터 계산했다.
“언제까지 날 좋아할까?”
“어디까지 견딜 수 있을까?”
그 질문은 곧 시험이 되었다.
나는 일부러 냉정하게 굴었고,
때론 감정을 과하게 표현했다.
“이렇게까지 해도, 넌 날 좋아할 수 있어?”
그 시험은 결국
상대가 무너지는 시험이었고,
내가 먼저 사랑을 무너뜨리는 방식이었다.
그 사람의 마음이 의심스러웠던 게 아니다.
사실은 내가 나를 사랑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나는 늘 스스로에게 질문했다.
“이 정도의 나를 누가 오래 좋아할까?”
그래서 먼저 실패를 준비했다.
이별은 아프지만
내가 먼저 만든 이별은 덜 아프다.
도망쳤다.
사랑이 깊어질수록 더 무서웠다.
상대가 나를 볼수록 내가 싫어질까봐.
그래서 밀어냈고,
그게 버림받는 것보다 낫다고 착각했다.
그러나 반복된 도망의 끝은
나는 결국 사랑받을 수 없는 사람이라는
거짓된 믿음을 강화시킬 뿐이었다.
이제는 안다.
문제는 상대가 날 떠나는 게 아니라,
내가 내 곁에 있지 못했던 것.
사랑을 묻고 싶다면
“이렇게 해도 날 사랑할 거야?”가 아니라
“내가 나를 이렇게 대하는데, 날 사랑할 수 있겠어?”
라는 질문부터 거둬야 한다.
사랑은 나로부터 시작된다.
내가 나를 온전히 받아들일 때,
비로소 누군가의 사랑도 받아들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