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사랑에서 항상 도망갔는가?

by 신성규

나는 사랑을 붙잡고 싶었다.

그러나 붙잡는 방식은 언제나 거칠었다.

애초에 떠날 걸 알기에

먼저 밀어내기로 했다.


누군가가 나를 사랑한다고 말할 때,

나는 그 말이 언제 철회될지부터 계산했다.

“언제까지 날 좋아할까?”

“어디까지 견딜 수 있을까?”

그 질문은 곧 시험이 되었다.


나는 일부러 냉정하게 굴었고,

때론 감정을 과하게 표현했다.

“이렇게까지 해도, 넌 날 좋아할 수 있어?”


그 시험은 결국

상대가 무너지는 시험이었고,

내가 먼저 사랑을 무너뜨리는 방식이었다.


그 사람의 마음이 의심스러웠던 게 아니다.

사실은 내가 나를 사랑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나는 늘 스스로에게 질문했다.

“이 정도의 나를 누가 오래 좋아할까?”

그래서 먼저 실패를 준비했다.

이별은 아프지만

내가 먼저 만든 이별은 덜 아프다.


도망쳤다.

사랑이 깊어질수록 더 무서웠다.

상대가 나를 볼수록 내가 싫어질까봐.

그래서 밀어냈고,

그게 버림받는 것보다 낫다고 착각했다.


그러나 반복된 도망의 끝은

나는 결국 사랑받을 수 없는 사람이라는

거짓된 믿음을 강화시킬 뿐이었다.


이제는 안다.

문제는 상대가 날 떠나는 게 아니라,

내가 내 곁에 있지 못했던 것.


사랑을 묻고 싶다면

“이렇게 해도 날 사랑할 거야?”가 아니라

“내가 나를 이렇게 대하는데, 날 사랑할 수 있겠어?”

라는 질문부터 거둬야 한다.


사랑은 나로부터 시작된다.

내가 나를 온전히 받아들일 때,

비로소 누군가의 사랑도 받아들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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