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대구에는 미녀가 많을까?

by 신성규

살다 보면 “대구에는 유난히 미녀가 많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나도 그 말을 여러 번 들었고, 실제로 대구 출신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뚜렷한 이목구비와 건강한 분위기를 느낀 적이 많았다. 하지만 단순히 외모만으로 설명될 일은 아닐 것이다. 그 안에는 기후적, 사회적, 그리고 문화적 맥락이 얽혀 있다고 느낀다.


우선 기후적 측면부터 살펴보자. 대구는 내륙 분지에 자리 잡은 도시로, 연평균 일조량이 높은 편이다. 즉, 햇볕이 풍부하게 내리쬐는 지역이다. 햇볕은 인간에게 단순한 광원이 아니다. 햇볕을 충분히 쬐면 비타민 D의 합성을 도와주고,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며, 생기를 불어넣는다. 대구의 햇볕은 사람들에게 긍정적이고 건강한 기운을 주었을 것이다. 물론 기후만으로 사람의 외모가 결정되지는 않겠지만, 햇볕이 풍부한 환경은 사람들의 기분과 생활방식, 그리고 생리적 리듬을 건강하고 밝게 만들어주는 데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더 근본적으로 ‘문화적 DNA’에 주목하고 싶다. 대구는 전통적으로 유교적 가치가 강한 지역이었다. 보수적이고 가족 중심적인 가치관이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 이런 사회에서는 ‘여성성’이 곧 ‘가문의 명예’처럼 여겨지면서, 여성의 외모와 예절이 중요시되곤 했다. 물론 지금은 시대가 변해 여성에게 외모를 강요하는 시선이 많이 줄어들었지만, 그 오랜 문화적 전통은 여전히 지역사회에 은근히 남아있다. 그래서인지 대구 여성들은 ‘단정하고 깔끔한 이미지’를 갖추려는 노력이 다른 지역보다 조금 더 강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것이 자연스레 ‘미녀가 많다’는 인상으로 이어지는 것 아닐까.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깊이 있는 사고방식’이다. 대구 사람들을 만나보면 생각이 깊고, 감정 표현이 강렬하지 않으면서도 속이 깊은 경우가 많다. 이 역시 유교적 전통의 산물일 수도 있다. 겉으로는 차분하고 점잖아 보이지만, 속으로는 뜨거운 자존심과 기품이 살아있다. 이런 성향은 사람을 신중하게 만들고, 깊은 시야를 갖게 한다. 어쩌면 그것이 외모의 단아함과 어우러져 ‘아름다움’의 기운을 더해주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동시에 나와 다른 점도 분명히 있다. 대구의 사람들은 대체로 보수적이다. 특히 연애, 결혼, 사회관념에서 보수적인 태도가 느껴진다. 새로운 가치관이나 라이프스타일을 대할 때도 신중하고,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처럼 조금 더 자유롭고 즉흥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에게는 이런 면이 낯설기도 하고, 때로는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 보수성에서 묘한 매력을 느낀다. 그것은 일종의 ‘전통’처럼 느껴져서, 동시에 나를 긴장시키고 존중하게 만든다.


결국 ‘왜 대구에는 미녀가 많을까?’라는 질문은 단순한 외모를 넘어선 이야기다. 그것은 기후와 지리, 역사와 문화가 빚어낸 복합적인 결과다. 그리고 그 아름다움은 단순히 얼굴의 선과 피부색만이 아니라, 그 사람의 기질과 생각의 깊이, 그리고 오랜 전통의 잔향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대구의 미녀들을 보면, 나는 단순한 ‘미인’을 넘어선 한 사회의 역사와 문화를 본다. 그래서일까. 나와 다르지만, 그래서 더 매혹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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