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여자의 매력은 무엇인가?

by 신성규

여행을 하거나 사람을 만나다 보면 도시는 사람들의 기질에 스며든다. 어떤 지역의 여성들은 그 지역 특유의 색깔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나는 인천 여자들에게서만큼은 그 도시만의 고유한 색깔을 찾기가 어렵다는 생각이 들곤 했다.


인천이라는 도시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도시 중 하나다. 근대 개항 이후 외국 문물이 쏟아져 들어오고, 수도 서울과의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산업화와 도시화가 동시에 진행되었다. 인천은 수도권의 관문이자 교차로가 되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빠른 변화 속에서 정체성을 뿌리내리기엔 충분한 시간을 갖지 못했던 것 같다.


내가 만난 인천 여자들은 서울 여자들을 연상케 하는 기질이 많았다. 세련되고 도시적이며 변화에 빠르게 적응한다. 트렌드를 좇고, 최신의 유행을 공유하며, 자신을 표현하는 방식도 서울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건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서울과 지리적으로 너무도 가깝고, 문화와 일상이 서로 엮여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로 그 점 때문에 인천 여자들에게서 고유의 색깔을 찾기가 어려웠다. 서울처럼 급하고, 트렌디하며, 현대적이지만 — 정작 서울만큼 뚜렷한 정체성도, 다른 지방 도시들처럼 깊은 향취도 느껴지지 않았다. 다른 도시에서는 도시의 역사와 문화, 혹은 기질이 사람들의 언어와 행동, 심지어 표정에까지 녹아있다. 그러나 인천에서는 그런 독자적인 색채가 서울의 그림자처럼 희미해진다. 마치 원본보다는 복사본을 보고 있는 듯한 기분이랄까.


인천은 항구도시이자 교통의 요지로서 늘 많은 것을 수용해왔다. 그런데 그 수용이 너무 빨라서인지, ‘인천다움’을 축적하고 농축할 시간적 여유가 부족했는지도 모르겠다. ‘나’보다는 ‘서울처럼 보여야 한다’는 집단적 무의식이 사람들의 감수성과 기질에까지 스며든 것은 아닐까. 그러니 그곳의 여성들에게서도 특유의 도시 정체성보다는, 어딘지 서울을 모방하는 듯한, 그래서 역설적으로 ‘자기다움’을 찾기 어려운 감각이 느껴졌던 것이다.


물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인천 여자들을 통해 ‘도시의 정체성’이라는 게 단순히 지리적 구분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오랜 시간과 역사, 문화와 사람들이 함께 쌓아온 흔적들이 도시의 정체성을 빚어낸다. 서울은 서울답고, 대구는 대구답고, 전라도는 전라도답다. 그런데 인천은 너무 빠르게 변했고, 너무 빨리 서울을 따라가다 보니, 그 ‘인천다움’을 발견할 여유가 없었던 게 아닐까.


나는 그래서 아직도 인천 여자들에게서만큼은 매력을 찾지 못했다. 도시의 매력이란 단순히 세련됨이나 최신 트렌드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땅에 살았던 사람들의 정서와 기질이 얼마나 깊게 뿌리내렸느냐에 달려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어쩌면 인천은 이제 막 도시로서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길목에 있는지도 모른다. 시간이 더 흐른 뒤, 인천 여자들에게서만 느낄 수 있는 매력이 생겨날지도 모르겠다. 그때가 오면 나는 그 매력을 더 깊이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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