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부적응자

by 신성규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어쩐지 세상에 잘 적응하지 못한 사람들 같다. 현실보다 스크린 속 세계가 더 편안하고, 사람들의 시선보다 스토리 속 캐릭터와 더 깊이 공감한다.


그들은 현실의 속도와 규칙에 맞추기보다는 영화 속 시간에 몸을 맡기고, 허구의 이야기에서 현실을 읽어내는 데 익숙하다. 그래서일까. 그들에게 영화는 단순한 오락이 아니라, 현실에서 벗어나 숨을 고르고 다시 자신을 발견하는 공간이다.


어쩌면 영화는 현실이 너무 벅차거나, 세상의 규칙이 너무 뻣뻣한 사람들을 위한 피난처일지도 모르겠다. 그들은 그곳에서 상상하고, 웃고, 울고, 현실에서 미처 하지 못한 대화를 나눈다. 그리고 그렇게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현실로 돌아올 때 조금 더 단단해져서 돌아온다.


그렇게 보면 영화는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부적응자들이 현실을 살아가는 방식 중 하나가 아닐까. 영화는 현실과의 접점을 찾아가는 그들만의 방식이자, 자신을 위로하는 이야기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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