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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춘열 Mar 12. 2019

우리 아이의 첫 담임선생님을 만났습니다.

둘째의 초등학교 입학식 풍경, 2018.3.6. 오마이뉴스

오늘은 둘째의 초등학교 입학식이다. 이제 4학년 누나와 함께 손을 잡고 등교한다. “야호!” 매일 아침과 저녁 어린이집 등‧하원을 시키지 않아도 된다. 입학식 참석을 위해 하루 휴가를 냈다. 평소보다 여유 있게 일어나 둘째 손을 잡고 아내와 함께 초등학교를 향해 나섰다. 학교 정문부터 입학식이 열리는 강당까지 태권도, 합기도, 피아노 등 학원 홍보물을 나눠주는 사람들이 장사진이다. 홍보물인지 선물 보따리인지 모를 알림장과 연필, 지우개가 가득 담긴 가방을 들고 강당으로 들어섰다.

레드카펫으로 입장하는 입학식의 주인공 1학년


입학식 시작이 독특하다. 레드카펫 사이로 6학년 선배들이 마주 보고 손뼉 치며, 축하 꽃가루를 날린다. 1학년 신입생들이 배정된 학급의 푯말을 따라서 입장한다. 학부모들이 환호성을 지른다. 주인공 대접 제대로다. 모두가 자기 몸보다 큰 가방을 하나씩 메고 있다. 짧아도 긴 것 같은 교장 선생님의 환영사가 시작된다. 같은 태권도 학원 점퍼를 입고 주먹질을 나누는 아이들, 서 있기 힘든지 주저앉은 아이, 불안한 눈빛으로 엄마를 찾는 아이들 사이에 교장 선생님 얼굴을 빤히 쳐다보는 아들 녀석도 있다. 학교에 가면 선생님이든 친구든 앞에서 얘기하는 사람 말을 잘 들어야 한다는 아빠의 미션을 충실히 수행 중이다. 간단한 입학식 행사가 끝나고 배정된 1학년 5반 교실로 이동했다.


교실에서 진행된 입학식


큰 애 입학식 때는 복도에서 학부모들이 기다렸는데, 이번엔 함께 교실로 들어갔다. 가방을 메고 앉아 있는 아들에게 벗어서 책상에 걸라고 소리 없이 큰 입 모양으로 말했다. 금세 알아듣고 책상 옆 고리에 가방을 거는데 잘 안 되는 모양이다. 허둥지둥 서툴지만 걸고는 아빠를 향해 씩 하고 미소를 보낸다.


담임선생님이 출석을 부른다. 이름이 네 자인 아이에게 “다른 친구보다 한 글자가 더 많으니 선생님이 이름을 더 열심히 외워야겠어요.”라는 농담에 모두가 웃는다. “신민재” 아들의 이름도 부른다. “네”하고 씩씩하게 대답한다.


TV 모니터를 이용해 간단한 학교생활을 안내한다. 학교 이름과 환영인사를 읽게 하니 아이들이 큰소리로 읽는다. “벌써 이렇게 읽을 줄 아니 선생님이 더 가르칠 게 없겠어요. 선생님과 노래하고 신나게 뛰어놀기만 하면 되겠네요.”라며 얘기하고는 “혹시 지금 몰라도 걱정하지 말아요. 선생님은 어려운 것도 정말 쉽게 잘 알려주는 사람이에요.”라고 덧붙인다. 매일 아침 선생님과 친구들이 ‘사랑합니다’라고 인사를 나눈단다. 함께 생활하는 친구 모두가 소중한 사람이란 걸 알게 하고 존중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아이가 적응을 잘할지 선생님은 어떤 분일지 약간의 걱정이 앞섰지만, 모든 게 흡족하다. 선생님과 아이들 모두가 가정에서 사랑받는 것처럼 서로 아끼고 배려하며 지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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