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시술도 첫 번째 시술과 다름없이 진행되었고, 폐에서 나온 물도 변함없이 몇 개의 주사기에 담겨 나왔다.
휠체어에 몸을 싣고 다시 분만실에 돌아와 누워 있는데 의사 선생님이 양수의 물을 빼보자고 한다. 다른 임산부들과 비교해 양수의 양이 많고 그것이 폐수종의 원인일 수도 있다고한다.
그렇게 다시 내 복부 안에는 주사 바늘이 들어갔다. 마침 남편이 회사에서 오고 있는 중이라 남편 대신 보호자신분으로 동생이 분만실에 들어왔다. 내가 분만실에 입원한 때부터 분만실 밖 복도 의자에서 나를 지키고 있었던 동생은 누워 있는 나를 보더니 눈물을 참지 못하고 흐느꼈다.
주사 바늘이든 양수가 담긴 용기든 모든 것이 치워지고 커튼이 닫힌 침대에 멍하니 앉아 있는데 문득 정신이 깼다.
아기가 움직이지 않는다. 간호사 선생님에게 태동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하자 의사 선생님이 곧 오셨다. 산소마스크를 씌어주고 초음파 검사를 했다.
"내일 수술하시죠"
시술을 하고, 양수 조절을 해도 아기의 폐에 계속 물이 찬다고 한다. 수술을 해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도록해야 한다.
척추 마취를 한 후 자기 심장이 뛰는 게 심하게 느껴져 의사 선생님에게 전신마취로 해달라고 말했다던 동료가 있었다. 그때 난 나도 만약 많이 떨리고 두려우면 전신마취를 해야지 하고는 가볍게 넘겼었다.
수술복을 입고 있는 선생님들이 나를 둘러싸아 서있고, 내 머리맡 위엔 나의 맥박수를 볼 수 있는 장치가 보였다. 수술이 진행되는 동안 나는 그 장치를 보며 내 맥박수에 집중했다. 70에서 80 사이를 왔다 갔다 했다. 내 생애 이토록 의연했던 적이 있었을까. 나는 그렇게 차분했다.
"아이 나옵니다."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아기의 다리가 어렴풋이 보였고 곧 "켁, 켁" 소리도 들렸다. 아기를 보여달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긴급하게 중환자실로 보내졌지만 내 아기는 태어났고, 그 희미한 소리로 이 세상을 살아갈 것을 알렸다. 되었다. 그거면 되었다.
절개부위를 봉합하는 동안 선생님은 잠들기를 권했고 나는 그러는데 동의했다.
잠을 깨면 내 아기를 보러 가야지. 엄마인 내가 항상 아기 옆에 있으면 그것으로 다 되는 거니까 눈으로 입으로 말해 줘야지.
"아가야, 엄마는 힘이 있어. 엄마가 우리 아기 괜찮다 하면 다 괜찮아지는 힘. 엄마 엄청 세. 그러니까 우리 아기는 아무 일도 없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