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shinyking
Oct 21. 2021
10대에는 사춘기 소녀의 방황을 하였다.
방황이란 게 무엇인지 정확히 체감적으로는 알 수 없었으나
어른들이 익히 사춘기에는 방황을 한다고 말씀하셨기에
나는 방황을 하는 중임을 알아차렸다.
20대에는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을 가슴에 품으며
내 삶의 정답들을 찾기 위해 애를 쓰며
사랑이며
관계며
업이며
아픈 방황을, 그러나 청춘의 방황을 하였다.
30대에는 그간 중요하던 것이 하나둘 중요치 않아지며
내가 누구인가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가
나는 어떤 때에 가장 행복할 수 있는가
나만의 성공이란 게 무언지 혼란에 빠져 방황을 하였다.
지난날 정답을 찾아다니느라 늘 괴로움에 사무쳤지만
정답은 없었다는 것을 비로소 희미하게 알아차렸다.
타인과 함께 인생 답안지를 놓고 정답을 맞혀볼 필요도 없었다.
그러나 깨달음에도 여전히 방황을 하였다.
40대에도 50대에도 60대에도
인생은 늘 방황할 것임을 감히 예상해본다.
어떻게 해야 할지
무언가를 알듯도 하고, 아니 아닌 듯도 하고.
아리송하여 글을 가까이하며 지혜를 얻고자 하는 시간이 늘어났다.
여전히 방황하는 나는
육체에는 팔 한쪽에 늘 지혜를 구할 책을 끼우고
영혼에는 끊임없이 대답을 구하기 위해 말을 걸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