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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이니율 Jul 06. 2023

미니볼의 아픈 기억

식은땀 흘린 이야기


오늘은 팔과 허벅지에 힘을 줬더니 나가는 문을 못 잡고 계단도 잘 못 내려올 정도로 힘이 들었다. 거기다 엎드려서 미니볼을 배꼽에 놓고 동작을 했는데 너무 아프고 속이 메슥거려서 남은 동작을 하지 못하고 겨우 집으로 돌아왔다. 힘주느라 땀이 났는데 아파서 식은땀까지 나왔다. 리포머에 땀자국이 몸 모양대로 남았다. 대단히 큰 운동을 한 것도 아닌데 이러니 나 자신마저 당황스러웠다. 집에 돌아와 샤워를 하고 속이 괜찮아질 때까지 잠시 앉아있었다.



   

다리를 접고 펴고 하면서 허벅지 뒷 근육을 사용하는 운동을 했다. 리포머에 똑바로 누워서 팔은 몸 옆에 두고 몸 아래쪽으로 쭉 당기면서 힘을 준다. 이때 어깨가 뜨지 않도록 같이 바닥에 내려놓아야 한다. 그리고 다리를 구부려 천천히 상단 바에 발을 올려놓는다. 발바닥 중 튀어나온 부분을 바에 얹고 허벅지 힘으로 폈다 구부리면서 바를 움직여야 한다. 바에 다리를 올려놓을 수 있으니 조금 편하리라 생각했는데 바는 그저 존재할 뿐, 오롯이 내 몸의 힘으로 움직여야 했다. 허벅지에 힘을 주면서 다리를 구부렸다 펴야 하는데 바에 발이 안 떨어지도록 신경 써야 하니 어디 하나 의지할 곳 없는 다리는 부들부들 떨렸다. 힘들수록 어깨는 솟아오르려고 꿈틀꿈틀 대고 꼬리뼈도 역시 바닥에서 자꾸만 떨어졌다. 

   

몸 전체를 동그랗게 말아 잠시 힘을 풀어준 뒤 엎드리라고 하셨다. 내심 몸을 풀어주는 운동인가 보다 하고 안심하고 있었는데 미니볼을 가지고 오셨다. 나는 볼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운동 초반에 큰 볼에 누웠다가 온몸이 심하게 뻐근했던 적이 있었다. 미니볼은 크기가 작아서 덜 아플 것 같지만 경험상 아픈 부위가 다를 뿐 비슷하게 아팠다. 오늘의 미니볼은 배꼽으로 왔다. 엎드려 몸의 무게로 미니볼을 누르니 장까지 자극이 되었다. 숨만 쉬어도 힘든데 다리를 위로 구부리고 펴는 동작을 했다. 다리를 구부릴 때는 골반은 내리고 다리만 움직여야 한다. 최소한 골반이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 않도록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하지만 자극된 배가 아파 골반이고 뭐고 엉망으로 휘청거렸다. 골반은 둥둥 떠서 갈 곳을 잃었다. 아프지만 나아지는 중이니 웬만하면 참으려고 했지만 너무 아파 결국 말씀을 드렸다. 원장님은 장운동이 안 되어있는 상태라 더 아팠을 것이라고 하셨다. 집에 돌아오면서 방 깊숙이 처박아 둔 땅콩볼이 떠올랐다. 언젠가 운동은 해야지 하고 사두었던 것인데 잊어버리고 있었다. 누워서는 허리에, 엎드려서는 배꼽 중앙에 놓고 익숙해지도록 연습해야겠다. 그나저나 땅콩볼이 아직 있긴 있겠지...


 

어느새 운동을 시작한 지 3개월이 되었다. 아직도 완전 기초 수준의 운동을 하고 있지만 그래도 아주 쪼금은 나아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어깨에 힘 빼는 법, 허벅지 뒤쪽에 힘주는 건 조금 감이 온다. 동작 하나하나 파닥거리며 하고 있지만 마음 하나만큼은 절절하다. 집에 돌아오면 아무리 힘들었어도, 팔과 다리가 후들후들 떨렸어도 배가 고파온다. 밥 잘 먹고 힘든 거 잊어버리고 운동하러 또 가야지! 잘 먹고 또 힘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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