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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이니율 Jun 23. 2023

토스토로 시작해서 브런치까지

건강하게 만드는 홈메이드 브런치

매일 고민하는 것이 있다. 바로 점심 메뉴다. 아침은 사과와 삶은 달걀로 정해져 있고, 저녁은 그날그날 있는 반찬으로 먹는다. 그에 반해 정해져 있지 않는 점심 메뉴는 늘 고심하게 된다. 혼자 먹으니 더 잘 챙겨 먹고 싶은 욕심도 있다.  



  

어제 저녁에 친한 친구로부터 연락이 왔다. 이야기 끝에 오늘 점심은 무엇을 먹을 거냐고 물었다. 요리 솜씨가 좋은 친구가 추천하는 메뉴는 왠지 믿음이 가서다. 친구 집에 놀러 가면 친구는 금세 근사한 요리를 내놓는다. 손이 빠른데 야무지기까지 하다. 몇 달 전엔 떡갈비용 고기에 재료를 더 넣어 미니 버거를 만들어 주었다. 소스만 4가지, 바비큐 소스까지 들어간 제대로 된 버거였다. 맛은 두 말할 것 없이 굉장했다. 다음날 먹으라고 싸준 버거는 하루가 지나도 꿀맛이었다. 빵을 특히 좋아하는 친구는 오늘 점심은 식빵에 계란, 양배추, 케요네즈(케첩+마요네즈)를 넣어 먹을 예정이라고 했다. 메뉴를 들으니 한때 잘 먹던 학교 구내식당 토스트가 생각났다.


학교 구내식당 한편에 토스트를 판매했다. 양배추계란전에 케첩과 설탕을 뿌려주는 심플한 토스트였다. 달달한 식빵과 양배추, 고소한 계란과 새콤한 케첩이라니. 5분 만에 다 먹고 배 두드리며 행복해했던 때가 생각났다. 식빵을 제외하고 집에 재료가 있었다. 단골 비건 빵집에 가서 식빵을 사 왔다. 사온 식빵을 식탁에 올려두고 만드려니 조금 귀찮아졌지만 힘을 내서 양배추와 당근을 썰었다. 계란 2개를 넣고 소금 간만 약간 해서 식빵 크기로 팬에 올려 구웠다. 케첩은 만들어둔 토마토퓌레(간장과 설탕을 약간 넣었다)가 있어 대신했고, 마요네즈는 빵집에서 같이 산 비건 마요네즈를 발라주었다. 양배추계란전을 빵 사이에 넣어주면 끝!


앙증맞은 식빵과 토스트 재료들


만들고 나니 식빵 크기가 작아서인지 토스트가 너무 초라했다. 손바닥 반만 한 토스트를 반으로 잘라보니 더 아담해졌다. 이왕 먹는 거 한 접시가 되는 브런치로 만들어 먹자는 생각에 브런치 이미지를 찾아보았다. 크게 빵, 샐러드, 계란 혹은 햄류로 구성되어 있었다. 빵은 토스트로 대신하고 계란 스크램블을 하면 어울릴 것 같았다. 샐러드 채소는 없으니 오이 콥샐러드를 만들기로 했다. 계란을 약불에 약간 익혀 후다닥 스크램블을 만들고 씨를 빼고 소금을 친 오이의 물기를 빼주었다. 토마토와 양파도 잘게 썰어 소금, 후추, 올리브오일에 섞어주었다. 든든한 브런치가 완성되었다.


접시를 꽉 채워준 스크램블과 콥샐러드



토스트로 시작했으니 사실 무언가 더 만들고 싶지 않았다. 남은 밥을 먹을까하는 생각도 잠시 했다. 하지만 토스트랑 어울리게 차려 먹고 싶은데 어쩌나 해야지, 해내야지! 오늘 점심도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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