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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이니율 Oct 20. 2023

하나라도 해보기

안 되는 동작 타협하기

그룹수업을 꾸준히 하고 있다. 같이 하는 분들이 있어 힘이 나기도 하지만 안될 때는 힘이 쭉 빠진다. 오늘도 원장님에게 지적을 많이 받았다. 오늘은 그냥 지나가려나 하면 어김없이 내 이름이 불린다.




레슨실에 들어가니 리포머 위에 폼롤러가 놓여 있었다. 그냥 하기도 힘든데 폼롤러 위에 올라가서 동작을 해야 한다니 하기 전부터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폼롤러 위에 무릎을 올렸다가 발을 올렸다가 상체를 올리기도 하면서 중심을 잡아갔다. 폼롤러가 움직이지 않으려면 몸에 힘을 주고 버텨야 하기 때문에 배로 힘들었다. 가장 힘들었던 두 가지 동작을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먼저 폼롤러 위에 서서 스쿼트 자세를 하는 것이다. 그냥 바닥에서도 안 되는 동작을 폼롤러 위에서 잘할 수 있을까 싶었다. 다행히 두 손은 바를 잡고 있어서 지지가 되었지만 허벅지 뒤쪽과 등근육에 힘을 써야 해서 팔은 도움은 되지 않았다. 뒤로 꼬꾸라지기 직전까지 뒤로 중심을 두고 무릎을 구부리면 앉았다가 다시 올라온다. 뒷근육이 운동을 해야 하는데 자꾸만 무릎과 팔에 힘이 들어갔다. 아파서 버티지 못하고 혼자 앞으로 구부려 올라왔다. 하지만 무릎은 구부린 채로 동작을 유지해 보려고 애썼다. 


이번에는 폼롤러 위에 엉덩이를 대고 앉았다. 그리고 숄더레스트에 두 발을 대고 다리를 쭉 뻗었다. 두 손은 바를 잡고 앞으로 밀어 두 팔을 쭉 펴준다. 이 자세에서 대각선을 유지하며 상체를 더 앞으로 내 밀어준다. 이때 다리는 편 상태로 허리와 골반까지 앞으로 쭉 내밀어야 한다. 바닥에서 앉아 상체 구부르기도 안되는데 폼롤러 위에서는 될 리가 없었다. 다리를 조금 구부려봤다. 조금 수월하게 상체가 앞으로 움직였다. 원장님은 이왕 다리를 구부렸으니 상체를 더 앞으로 밀어보라고 하셨다. 그래 하나라도 해보자며 끙끙대며 상체에 힘을 주며 몸을 앞으로 더 뽑아 당겼다.


레슨이 끝나고 짐을 챙겨 후다닥 밖으로 나왔다. 허벅지에 힘을 많이 줘서인지 계단을 내려오는데 다리가 후덜거렸다. 그러나 이 고통도 곧 사라질 거라는 걸 안다. 또 잊어버리고 레슨을 할 거라고 룰루랄라 하면서 생각 없이 레슨을 하러 올 것이다. 반밖에 하지 못한 동작들도 어느새 미화된다. 반이라도 해봤으니 잘했다고 스스로 위로하기도 한다. 도전할 동작이 많다는 걸 위안 삼으며 힘내보자. 오늘도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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