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무로 무조림 만들기
내가 하는 요리는 한 그릇 요리가 많다. 음식 하나로 간단하게 한끼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냉장고에 무가 남아있어서 무조림을 만들어봤다. 생선조림이나 닭볶음탕에 들어가는 무를 좋아하는데 무만 조린 무조림은 처음 만들어봤다. 무만 먹어도 맛있는데 왜 따로 만들 생각은 못했을까.
무는 깨끗이 씻어 적당한 두께로 썬 다음, 다시 반으로 잘라 반달 모양을 만든다. 두께는 2cm까지 썰기도 하는데 빨리 익혀 먹고 싶어 1cm로 잘랐다. 참치캔, 꽁치캔, 어묵, 메추리알 등 다른 주재료를 넣어 함께 졸이기도 하지만 무만 깔끔하게 먹고 싶어서 아무것도 넣지 않았다. 대신 국물맛을 내줄 멸치 몇 개와 매콤한 청양고추를 넣었다. 멸치는 머리와 내장을 제거하고 고추는 잘게 썰었다.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냄비에 무를 먼저 깔고 멸치를 위에 얹은 다음 물을 넣는다. 여기에 간장, 고춧가루, 원당, 다진 마늘을 넣은 양념장을 풀어준 후 졸여준다. 졸일 때는 무가 충분히 익도록 중불에서 익혀준다. 무가 거의 익어갈 때쯤 고추를 넣어 한소끔 더 끓여주면 완성이다. 졸이면서 뜨는 거품은 걷어내야 깔끔하다. 그리고 국물이 어느 정도 남아있을 때 불을 꺼줘야 한다. 먹을 때 국물을 끼얹어가며 먹으면 무를 더 촉촉하고 부드럽게 먹을 수 있고 밥에 비벼 먹기도 좋기 때문이다. 무의 익힘 정도는 선호하는 무르기에 따라 조절한다.
건강하게 먹고 싶어서 원당의 양을 많이 줄였다. 맛이 없을까 봐 걱정했는데 청양고추를 넣은 덕분에 매콤해서 맛있었다. 단맛이 생각 안 날 정도로 칼칼해서 입맛을 당겼다. 거기다 멸치가 우러나면서 국물이 구수해져서 무만으로도 맛있게 조림을 먹을 수 있었다. 멸치는 다시용이지만 버리지 말고 무와 함께 먹어보기를 추천한다. 무와 함께 졸여진 멸치도 별미다.
무조림을 여유 있게 만들었다고 생각했는데 금세 다 먹어버렸다. 이렇게 예상치 못하게 맛있는 음식이 나오면 더 만들어두지 못한 게 아쉬워진다. 무조림이 이렇게 맛있으면 다른 무요리는 얼마나 맛있을까. 다른 요리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