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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이니율 Dec 13. 2023

운동은 몸을 살피는 것

운동을 하면 아픈 곳을 알게 된다

운동을 하러 가는 길은 여전히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하고 있는 건 언젠가는 나아질 거라는 믿음과 운동이 끝나고 난 뒤 해냈다는 뿌듯함 때문이다. 그리고 안 좋았던 부분을 확인하고 살필 수 있어 하고 있다.




'일찍 도착해서 준비운동을 해야지'라고 매번 생각하지만 오늘도 지키지 못하고 레슨 시간에 딱 맞춰 도착했다. 센터에 들어가니 다른 분들은 이미 바렐에서 몸을 풀고 계셨다. '아, 오늘은 바렐 운동이구나.' 리포머 운동보다 힘들기 때문에 운동을 시작하기 전부터 걱정이 되었다.


바렐 바닥판에 서서 두 팔을 사다리에 잡고 몸을 펴기도 하고 회전도 하면서 천천히 몸을 풀어줬다. 엉덩이와 허벅지에는 힘을 주는 건 이제 제법 익숙하지만 흉곽을 조으고 어깨에 힘을 빼는 것까지 아직 부족하다. 오늘도 역시 지적을 받았다. 몸에 긴장이 잔뜩 들어가 있는 것 같아서 힘을 풀려고 애썼다. 


바렐에 한쪽 다리를 올리면서 다음 동작이 시작되었다. 다리를 올리는 것 자체가 힘든데 발을 천장으로 꼿꼿이 세우면서 무릎은 구부러지지 않도록 일자로 올려야 하니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그 상태에서 두 팔은 만세 하듯이 올려 준비한다. 그리고 한쪽 팔은 사다리를 잡으면서 다른 팔은 상체와 함께 올린 다리 쪽으로 최대한 구부려준다. 이때 상체를 최대한 뽑으면서 펴준다는 느낌으로 당기듯이 구부려야 효과가 있다. 더 상체를 당기면서 머리가 다리 쪽으로 거의 닿도록 구부려야 했지만 아등바등 힘만 주다가 동작이 끝이 났다. 아쉬운 상태로 반대쪽으로도 운동을 했다. 한번 해봐서인지 몰라도 반대로 운동은 늘 수월하다. 항상 오른쪽 운동을 먼저 하는데 왼쪽운동을 더 쉽게 한다. 아마 나도 모르게 오른쪽으로 몸을 많이 써서 안 좋아진 것 같다.


여러 동작으로 힘이 빠질 때쯤 바렐에 몸을 펴주면서 스트레칭을 했다. 두 손은 가슴에 모으고 두발은 사다리 중간쯤에 놓고 발등으로 지지하듯이 걸쳐서 준비한다. 엉덩이는 바렐에 기대면서 그대로 상체를 뒤로 펴주면서 눕는다. 그리고 배와 하체의 힘으로 다시 상체를 올린다. 운동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바렐에 누웠다가 속이 메슥거려서 혼났는데 이제는 적응이 되었는지 괜찮아져서 다행이었다. 하지만 원장님의 기준에서는 아직 멀었나 보다. 상체를 밑으로 더 쭉 잡아당기셨다. '억' 소리가 절로 났다. 얼마나 몸이 굽어 있었던 걸까. 앞으로 뒤로 펴는 자세를 자주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오늘의 바렐운동도 역시 힘들었다. 잘 안 되는 동작을 하면서 내 몸의 어디가 안 좋은지 강제로 확인도 했다. 언제쯤 몸이 나아져서 적응이 될까 싶지만 오래 하신 분들도 힘들어하시는 걸 보니 운동은 적응이 아니라 그냥 힘든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운동하러 갈 때는 그렇게 가기 싫더니 하고 나니 개운해서 기분이 좋아졌다. 한결 가벼워진 몸과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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