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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이니율 Dec 12. 2023

혼밥 이야기

좋아하는 순두부 먹기

두부를 자주 먹는다. 건강을 챙기기로 하면서 고기섭취를 줄였는데 두부로 부족한 단백질을 챙기고 있다. 예전에는 두부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만 자꾸 먹다 보니 이제는 맛을 알게 되어 찾아서 먹고 있다. 정말 잘 만든 손두부를 보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두부는 부침, 전, 조림 등 어떻게 만들어도 잘 어우러지고 맛있다. 그중에서 부드러운 순두부를 제일 좋아한다. 순두부찌개는 말할 것도 없고 맑은 국으로 먹거나 그냥 간장 양념에 뿌려 먹어도 맛있다. 씹지 않아도 그냥 넘어가서 먹다 보면 한 그릇 비우는 건 일도 아니다. 


외식메뉴를 고를 때도 두부가 들어가는 음식이 있는지 찾아본다. 두부전문점을 찾으면 꼭 가서 먹어보려고 한다. 작년에 경주에 들릴 일이 있어 갔는데 기대되는 것 중 하나가 두부였다. 경주에는 두부가 유명해서 따로 두부촌이 있을 정도였다. 가기 전부터 설렜다. 아직 혼자 밥 먹는 것이 익숙하진 않지만 두부요리라니 안 먹고 갈 수가 없었다. 검색을 해서 찐 두부 가게를 찾았고 오픈 시간에 맞춰 식당으로 갔다.


식당에 도착하니 맛집답게 벌써 손님 몇 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대부분 2인분부터 나오는 두부정식을 주문했지만 나는 꿋꿋하게 순두부를 주문했다. 서빙 속도가 어찌나 빠른지 얼마 안 되어 테이블에 한 상이 차려졌다. 두부김치, 두부강정과 각종 반찬들이 순두부와 함께 나왔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순두부부터 한 입 먹었다.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맛있었다. 빨개서 매울까 했는데 전혀 맵지 않았고 부드러운 두부가 거칠면서도 몽글몽글하게 가득 차 있었다. 고소한 순두부를 허겁지겁 먹다 보니 밥을 먹지 않았는데도 금세 배가 불러왔다.


수제두부답게 거칠어서 정감이 있었다. 또 먹고 싶은 순두부 :)


밖에 나오니 날씨가 추웠지만 속이 따뜻해서인지 추위가 별로 느껴지지 않았다. 순두부는 따뜻하고 든든하니 겨울에 그 매력이 더 빛나는 것 같다. 오랜만에 맛있는 두부를 먹어서 기분이 좋고 몸에도 에너지도 가득 채워졌다. 친구들이나 지인들과 같이 밥을 먹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가끔 내가 좋아하는 걸 만끽하며 먹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두부가 내게 특별한 음식이지만 다른 사람들에겐 아닐 수도 있고 오랜만에 만나면 일반 식당보다 분위기 있는 레스토랑을 가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아쉽지 않다. 먹고 싶은 것이 있다면 이렇게 혼자라도 먹으면 되니 말이다. 처음엔 낯설었지만 한번 해보니 별로 어렵지 않다. 이제 혼자서도 잘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다음엔 또 뭘 먹으러 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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