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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이니율 Jan 01. 2024

기억에 남는 카페

카모마일 티 한잔

카페에 갔다. 이번에도 나는 차를 주문했다. 카모마일 티가 있길래 반가워서 바로 선택했다. 주문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픽업하러 오라는 벨이 울렸다. 그리고 트레이를 보자마자 감동이 밀려왔다.




내가 간 카페는 이미 힙한 카페로 유명한 곳이었다. 그래서 자리가 없을 정도로 손님이 가득했다. 시내와는 떨어진 외진 곳에 있고 규모도 크지 않은데 손님들이 끊임없이 왔다 갔다 했다. 인테리어가 깔끔하긴 했지만 특별한 건 없고 오히려 가는 길이 좋지 않아 불편한데 왜 이렇게 잘되는지 궁금했다.


주문한 차를 받으러 갔다. 트레이에 올려진 음료를 보고 '내가 주문한 게 맞나'는 생각이 들었다. 도자기 잔이 따로 올려져 있던 것이다. 다른 카페에서 차를 주문하면 보통 망이 있는 유리 티팟과 작은 유리 잔을 주거나 아예 머그컵에 티백만 담아 주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곳은 달랐다. 티팟 안에는 티백이 담겨있긴 했지만 꽃잎이 같이 들어있었다. 거기다 소서에 티슈를 깔아 컵을 뒤집어서 따로 내주셨다. 같이 주문한 커피 메뉴와 견주어도 밀리지 않을 정도로 근사하게 나왔다. 요즘은 대부분 오가닉 티백을 써서 품질이 좋긴 하지만 커피 메뉴와 비교하면 찻잔이 늘 아쉬웠는데 여기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카페 입구에서 봤던 블루리본 스티커가 생각났다. 맛도 맛이지만 음료를 대하는 마음을 보니 그럴만하다고 느껴졌다. 나가는 길에 보니 제철마다 나는 재료를 산지에서 직접 구해 디저트로 나가는 케이크를 직접 만든다고 써져 있었다. 다른 카페처럼 다양한 케이크를 만들어 팔면 좋지만 최상의 재료로 최고의 맛 하나를 만들겠다는 마음이 느껴져 좋았다.



오랫동안 이어지는 장소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 같다. 나도 일을 하면서 이런 점은 배워야겠다고 느꼈다. 기본을 쌓아 단단하게 실력을 다지고 일을 진심으로 대하며, 다시 또 일을 같이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겠다고 말이다. 진심은 반드시 전해진다고 믿는다. 카페에 다녀온 지 시간이 지났지만 이 카페는 가끔 생각이 난다. 여전히 그대로인지 변했다면 어떻게 변했는지 궁금하다. 다시 또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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