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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이니율 Jan 05. 2024

하체운동 하기

제일 힘든 체어 운동

몸이 아파서 원래 가던 시간에 못 가고 오늘에서야 운동을 하러 왔다. 단지 며칠 차이가 날뿐인데 한 달이 지난 것처럼 레슨실이 낯설었다. 해가 바뀌어서일까. 그러고 보니 새해 첫 운동이다. 벌써 해가 바뀌었다니 시간이 빠르다는 걸 새삼 또 느끼게 된다.




도착하자마자 레슨실로 향했다. 들어가기 전에 조용하다고 했는데 회원분이 한 분만 계셨다. 다른 분들은 못 오시는 모양이었다. 의도치 않게 2:1 레슨이 되었다. 원장님은 아예 가운데 서서 양손과 다리로 양쪽에서 몸을 실시간으로 짚어주셨다. 레슨을 밀도 있게 받을 수 있어 좋지만 한편으로는 꾀를 피울 수 없어 아쉽기도 했다. 안 되는 동작도 오늘은 더 안 넘어갈 것 같아 조금 두려웠다.


오늘 운동은 체어 운동이다. 초반에는 체어운동을 전혀 안 했는데 요즘은 꽤 자주 하고 있는 운동이다. 원장님의 말로는 체어는 필라테스 기구 중에서 가장 나중에 만들어진 기구로 하체근육 발달을 위해서 만들어졌다고 한다. 스프링도 강도 있는 스프링이 설치돼 있다. 가장 무겁다는 무시무시한 검은색 스프링이다. 가만히 보니 기구이름은 '체어'인데 영 앉아 있기 불편한 기구인 것 같다.


엉덩이를 바 프레임에 대고 앉아서 운동이 시작됐다. 무릎을 구부리고 팔봉 위에 발을 올린다. 힘들면 두 손은 봉을 잡으라고 하셨다. 봉을 잡으면서 얼마나 힘들지 겁부터 났다. 두 다리는 아래로 뻗으면서 발판을 아래로 내려준다. 그리고 그대로 발판이 갑자기 튕기지 않도록 천천히 힘을 주며 다리를 다시 구부려준다. 이때 힘은 허벅지와 엉덩이다. 적응이 되니 한쪽 다리를 발봉에서 떼보라고 하셨다. 나중에는 한쪽 손도 올려보라고 하셨다. 두 다리와 팔로 지지하기도 힘든데 한쪽씩 드니 몸이 사시나무 떨리듯 심하게 요동쳤다. 어떻게든 버티려고 엉뚱한 무릎, 손목, 어깨에만 힘을 줬더니 고통스러웠다.


힘든 동작들이 끝나고 명치를 바 프레임에 두고 엎드렸다. 다리는 딱 붙여서 쭉 뻗는다. 휴식 자세인지 알았지만 아니었다. 두 손은 발봉을 잡고 팔을 쭉 뻗으면서 상체를 들어 올린다. 이때도 힘은 허벅지와 엉덩이다. 나중에는 두 손을 떼보라고 했지만 몇 초 버티다가 뻗어버렸다.



체어운동은 하체 힘이 있어야 가능한 운동이다. 하지만 잘 안되니 하체에 힘을 주라는 말을 수도 없이 들었다. 힘든 동작이 반복되면 오히려 힘이 풀려서 몸이 말을 듣지 않으니 어쩌나. 스스로도 자세가 엉망인 줄 알면서도 동작을 흉내만 내다가 끝내기 일쑤였다. 힘들 땐 언제 끝나나 싶은데 머리가 산발이 되고 못하겠다는 말이 입밖에까지 나와야 마무리가 된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당분간은 체어운동을 안 했으면 좋겠다.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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