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러리로 덮밥까지
셀러리 계란덮밥 만들어 먹기
당근셀러리 수프를 만들면서 늘 셀러리가 남아 곤란했다. 셀러리는 큰 줄기 한 뭉치로 판매하기 때문에 제대로 다 사용해보지 못하고 버리기 일쑤였다. 수프를 만든다고 샀지만 정말 수프만 만든 것이다. 셀러리를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었지만 버려지는 셀러리가 아까웠다. 그러다 잎을 무쳐서 먹었는데 생각보다 맛있어서 셀러리 맛에 눈을 뜨게 되었다.
언젠가 TV프로그램에서 여자 주인공이 셀러리를 마요네즈에 찍어 먹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색이 푸른 데다가 깔끔하게 먹는 모습이 왠지 세련돼 보여서 따라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많은 시간이 지난 후에도 도전해보지 못했었다. 셀러리의 모습과 향이 낯설었기 때문이다. 그때는 오이도 생으로 잘 못 먹었던 때라 생으로 셀러리를 그대로 잘라먹는 건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은 오이도 잘 먹게 되었고 셀러리도 제법 익숙해졌다. 수프를 만들고 남은 샐러드는 무쳐도 먹고 볶아도 먹고있다. 작년 이맘때만해도 셀러리는 인생에서 아예 없는 음식이였는데 이제는 잘 먹고 있으니 입맛이 변한다는 게 무서울 정도로 신기하다. 이번에도 셀러리가 남아 말라가고 있길래 얼른 꺼내서 볶았다. 볶은 셀러리를 밥에 올려 덮밥으로 먹을 예정이다.
우선 셀러리는 어슷하게 썰고 다진파와 다진 마늘도 조금 준비한다. 오일을 두른 팬에 다진파와 마늘을 먼저 넣고 볶다가 셀러리도 넣고 같이 볶아준다. 볶은 셀러리는 팬 한쪽으로 밀고 그 자리에 계란을 넣고 스크램블에그를 만든다. 계란이 어느 정도 익으면 셀러리와 함께 볶아준다. 다시 셀러리와 계란을 한쪽으로 밀고 진간장과 원당을 넣고 졸이듯 끓여주다가 재료들과 섞어준다. 매콤한 맛이 좋아 크러쉬드페퍼도 조금 뿌려줬다. 마지막으로 전분물을 만들어 붓고 한소끔 끓여줬다.
그릇에 밥을 담고 완성된 셀러리계란덮밥을 올렸다. 간장옷을 입은 계란은 브라운 빛을 띠고 짭짤함이 배어있어 고기 같은 느낌이 났다. 고기가 없지만 고기가 부럽지 않았다. 셀러리는 볶아도 아삭한 식감이 남아있어 좋았다. 셀러리로 만들어보고 싶은 음식을 몇 개 더 알아두었다. 다음엔 수프용이 아니라 따로 사서 요리해 봐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