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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이니율 Jan 08. 2024

내복 챙겨 입기

내복이야기

며칠 따뜻하더니 다시 날씨가 추워졌다. 예전만큼 큰 추위가 아니라고 해도 겨울 추위는 여전히 매섭다. 서랍 속 깊숙이 넣어둔 내복을 꺼다.


어렸을 엄마는 겨울이 시작되면 늘 내복을 입혀주셨다. 알록달록 귀여운 내복은 집에선 실내복처럼 입기도 했다. 점점 커가면서 내복이 싫어졌다. 무늬가 화려하고 레이스가 달린 내복은 촌스러워 보고 옷테가 나지 않 때문이다. 감기에 걸린다고 해도 겉옷을 입었지 내복은 입지 않았다.


그러던 내가 지금은 나서서 챙겨 입고 있다. 기온이 내려가 춥다는 예보가 나오면 내복부터 찾는다. 멋보다 건강이 더 중요해졌다. 감기에 걸리면 점점 회복도 더뎌지니 이제라도 몸을 챙겨야겠다 싶었다. 거기다 요즘은 얇으면서도 따뜻한 기능성 내의가 잘 나오니 안 입을 이유가 없었다. 예쁜 보다 따뜻한 옷에 더 손이 간다.


엄마는 지금도 멀리 간다고 하면 거긴 엄청 추울 거라고 옷 따뜻하게 입으라고 신신당부를 하신다. 예전 같았으면 멋 부린다고 엄마를 피해 얇게 입고 나왔겠지만 자신 있게 말한다. 옷 잔뜩 껴입었다고, 내복도 입었다고 말이다. 내일은 더 춥다고 한다. 내복을 꺼내놓고 보니 벌써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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