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이 생긴 조카

좋고 싫고를 표현해요

by 샤이니율

조카가 안 본 사이에 많이 컸다. 예전 사진을 보니 몰라보게 많이 달라졌다. 단 몇 개월 사이에 이렇게 많이 컸다니 신기하기도 하고 시간이 참 빠르다고 느꼈다. 모습뿐 아니라 감정에도 변화가 생겼다. 거의 무표정이었던 조카가 좋고 싫은 것들이 생긴 것이다.




갓난아기였을 때 감정은 대략 2개였다. 배고프거나 졸릴 때 나오는 짜증과 엄마나 아빠가 보이지 않을 때 나오는 서러움이다. 먹고 자는 것 외에 별 감정이 없었던 조카에게 이제 기쁨과 슬픈 감정이 생겼다.


장난감에 호불호가 생겼다고 한다. 꽃모양의 멜로디 장난감을 제일 좋아하고 움직이는 닭인형도 거의 잡듯이 돌려가면서 웃으면서 신나게 가지고 논다. 아기 장난감에는 거의 노래가 나오는 버튼이 있는데 노래가 나오는 게 흥이 나는지 버튼을 찾아서 누른다. 음악이 끝나면 다른 버튼을 눌러 돌아가면서 듣는다. 하지만 동물소리는 무서운지 싫어한다고 한다. 동물 소리가 나는 책을 앞에 가져다주면 손으로 슬며시 치워버린다.


먹는 음식에도 기호가 생겼다. 밥은 겨우 먹으면서 과자는 맛이 있는지 언제나 좋아한다. 두 손에 쥐어주면 좋다고 두 손을 마구 흔들어댄다. 요즘은 과일도 조금씩 먹어보고 있는데 딸기를 줬더니 맛있다고 소리를 내며 좋아했다. 하지만 신맛은 아직 싫다고 입을 닫아버린다. 사과를 조금 줬는데 맛을 보곤 인상을 찌푸리며 온몸으로 거절을 했다. 이유식도 맛없는 메뉴가 나오면 입을 삐죽거리면서 딴청을 부린다.


이것저것 궁금한 것이 많은지 온 집을 기어 다니거나 손에 잡히는 건 뭐든 잡으려고 한다. 웬만하면 그대로 두지만 위험하거나 먹으면 안 되는 음식을 집을 댄 안된다고 단호하게 이야기한다. 그러면 그 분위기에 침울해져서 눈치를 보기 시작한다. 하지 말라고 손을 입에 갖다 대기도 한다. (조카는 슬프지만 이 모습이 귀여워서 자꾸 뭐라고 하고 싶어 진다.) 그러다가도 밖에만 나가면 좋다고 발을 동동 구르면서 온 얼굴로 행복함을 표현한다.


이런저런 표현을 하는 조카를 보니 참 많이 컸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워서 표정 없이 눈만 움직이던 그 작은 아기가 이제는 손과 발을 움직이면서 자기의 기분을 표현하기 시작했다. 조카가 기쁠 땐 같이 웃어주고 싶고 슬플 땐 어떻게든 덜 아프게 얼른 해결해주고 싶다. 앞으로 살아가면서 슬픔은 피할 수 없겠지만 조금만 겪고 잘 이겨냈으면 좋겠다. 그리고 웃을 일은 많이 더 많이 가득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조카가 늘 행복했으면 좋겠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나랑도 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