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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이니율 Jan 31. 2024

고통은 지나가지만

여전히 힘들다

요즘 날씨가 부쩍 따뜻해졌다. 비가 왔는데도 포근하게 느껴졌다. 입춘이 온다더니 정말 곧 봄이 올 것 같은 날씨였다. 오늘은 레슨을 듣기 위해 일찌감치 준비했는데도 또 빠듯하게 도착했다. 다른 회원분들은 이미 기다리고 계셨다. 앞으로 더 일찍 준비해서 나와야겠다고 느꼈다.




오늘은 리포머 운동이다. 리포머는 스프링이 있어 의지가 되고 기구가 커서 내가 운동을 제대로 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생겨 좋아하는 기구다. 하지만 오늘부턴 싫어하게 될 것 같다. 운동을 하고 나서 다리가 후덜 거릴 정도로 많이 힘들었다. 리포머에도 힘든 운동이 있다니.


우선 캐리지에 앉아서 숄더레스트에 두 발을 붙이고 쭉 펴서 앉는다. 이때 허리와 척추는 바르게 세운다. 다리를 조금 구부려서라도 상체를 바르게 세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리고 팔을 쭉 펴서 스틱을 잡는다. 그 상태에서 그대로 뒤로 눕는다. 누운 상태에서 하체 힘으로 일어나야 하는데 가슴부터 올리면서 상체를 들어준다. 이 동작은 스프링의 도움으로 그나마 수월하게 할 수 있었다. 문제는 그다음 동작이다.


스틱을 향해 선 다음 한쪽 다리를 앞으로 내밀고 직각으로 구부려준다. 다른 쪽 다리도 자연스럽게 뒤에서 구부려준다. 바로 런지 자세다. 그 상태에서 스틱을 두 손으로 잡고 팔은 쭉 편 다음 하체 힘으로 다리를 펴면서 일어난다. 그리고 다시 런지 자세를 하면서 동작을 반복해 준다. 런지는 스쿼트와 함께 대표적인 하체운동이다. 그냥 해도 안 되는 런지 운동을 리포머 위에서 하려니 중심을 못 잡아 몸이 자꾸 흔들렸다. 거기다 하체 힘을 제대로 못줘서 런지 동작도 할 수 없었다. 보통은 힘들어도 반은 따라 하는데 이 동작은 반에 반도 못할 정도로 너무 힘이 들었다.



운동이 끝나고 나오니 허벅지가 아팠다. 계단을 내려갈 때도 아파서 천천히 내려갔다. 동작을 제대로 하고 이렇게 아프면 뿌듯하기라도 할 텐데 거의 못했는데도 이렇게 아프다니 나 자신이 너무 부끄러웠다. 원장님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고통은 반드시 지나간다고, 그러니 고통에 너무 집중하지 말라고 이야기해 주셨다. 고통이 지나간다는 걸 알면 다시 도전할 수 있고 그러면 더 성장할 거라고 말이다. 하지만 동작을 할 때는 너무 힘든 걸 어쩌나. 그 순간에는 너무 창피하고 세상이 끝날 것처럼 슬프다. 그래도 잊지 말자. 나는 초보 운동자다. 어떻게든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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