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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이니율 Feb 06. 2024

이번 김밥은 어묵김밥

어김없이 돌아온 월간 김밥 만들기

2월이 시작되자마자 김밥을 만들었다. 날짜를 따로 세지 않아도 한 달쯤이 지나면 김밥이 자동으로 생각이 난다. 그 정도로 나는 김밥을 너무 좋아한다. 건강을 생각하게 되면서 김밥 재료도 많이 바뀌었다. 가공식품은 빼고 건강한 재료로 채웠다. 맛은 조금 떨어졌지만 그래도 여전히 김밥은 맛있다.




얼마 전부터 김밥에 넣는 단무지도 만들어서 먹고 있다. 이왕 만드는 거 더 건강하게 먹고 싶어서 욕심을 낸 것이다. 그런데 김밥을 만드려고 보니 단무지가 똑 떨어졌다. 그리고 시들어가는 오이가 보였다. 그 순간 언젠가 영상에서 봤던 김밥 하나가 떠올랐다. 오이, 깻잎 그리고 매콤한 어묵을 넣고 만든 어묵김밥이다. 재료는 간단하지만 어묵에 양념을 해서 넣기 때문에 기대가 됐다. 대신 어묵은 최대한 첨가물이 많이 들어가지 않은 제품으로 골라 구매했다.


3가지 재료로도 충분했지만 혹시나 해서 계란도 준비했다. 계란은 단백질도 보충해 주고 노란색이 다른 재료와 잘 어울릴 것 같아서 넣어보기로 했다. 먼저, 오이를 씻어 껍질을 제거했다. 원래 껍질도 웬만하면 사용하는데 상태가 좋지 않아 모두 제거했다. 그리고 안쪽 씨를 빼고 채를 썰어 식초, 원당, 소금을 넣어 간을 해줬다. 오늘 오이는 단무지 역할을 할 예정이다. 10분 정도 재워놓는다. 그동안 냄비에 물을 끓여 어묵을 데쳐준다. 비교적 건강한 어묵을 구매했지만 그래도 마음에 걸려서 살짝만 데쳐줬다. 데친 어묵은 잘게 채 썰어서 팬에 살짝 볶다가 진간장, 고춧가루, 원당을 넣어 바짝 졸여줬다. 여기에 청양고추를 넣어주면 더 맛이 좋다. 청양고추의 매콤함이 자칫 느끼할 수 있는 어묵의 맛을 잡아주기 때문이다.


계란도 얇게 구워서 똑같이 채를 썰었다. 밥에 참기름, 소금 간을 하고 식초도 넣어줬다. 식초는 꼭 넣지 않아도 되지만 엄마가 늘 해오셨듯이 나도 늘 김밥용 밥에는 식초를 꼭 넣는다. 김을 깔고 밥을 얇게 편 뒤, 깻잎을 먼저 깔고 오이, 계란을 얹은 후 어묵을 잔뜩 올렸다. 그리고 끝에서부터 단단하게 당겨가면서 말아주면 완성이다.


어묵을 졸일 때는 청양고추를 넣는 것이 키포인트다.


김밥거리를 모두 채로 썰었더니 자꾸 빠져나와 말기 힘들었다. 하지만 썰어서 단면을 보면 예뻐서 또 채를 썰게 된다. 어묵에 너무 신경을 쓴 탓일까 오래 데쳤더니 어묵 맛이 빠져나가 맛이 잘 나지 않았다. 다음에는 살짝 데쳐서 양념을 조금만 더 강하게 해서 먹어봐야겠다. 원래 하던 것보다 재료를 작게 준비했더니 금세 동이 났다. 김밥을 충분히 먹지 못했는데 이렇게 끝낼 순 없다. 제대로 재료를 사서 다시 만들어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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