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가 태어난 지 일 년이 되었어요
조카가 태어난 지 일 년이 되었다. 첫 번째 생일이 온 것이다. 새빨간 얼굴로 눈도 못 뜨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지금은 제법 말귀도 알아듣고 좋고 싫고를 표현할 정도로 많이 컸다. 예전 얼굴을 보면 낯설 정도로 모습도 많이 변했다.
조카 본인은 생일이 뭔지도 모르겠지만 가족들은 몇 달 전부터 들떠 있었다. 소중한 조카에게 첫 생일이 다가온다는 것은 우리 집에서 최근 들어맞는 가장 큰 행사여서 긴장도 되고 설레기도 했다. 그렇게 그날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렸다. 잔치날이 되고 손님들을 맞이하느라 모두 정신이 없었지만 오신 분들게 감사인사를 드리면서 무사히 잔치를 잘 끝냈다.
안타깝게도 조카의 컨디션이 좋지 않아 잔치는 급하게 마무리되었다. 기대한 시간에 반해 잔치는 순식간에 끝났다. 집으로 돌아와서 사진과 영상으로 조카를 다시 봤다.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모습을 담은 영상을 보니 뭉클했다. 처음 세상에 나온 날부터 눈을 마주치고 웃었던 날, 처음으로 뒤집기를 성공한 날, 꼬물대다가 기기 시작한 날, 모두 선명하게 다시 생각이 났다. 그리고 손으로 엉성하게 잡고 과자를 허겁지겁 먹었을 때부터 본인 기침 소리에 재밌다고 웃었을 때, 신난다고 두 손 주먹 지고 흔들었을 때, 이름을 부르면 코를 찡긋하고 웃어주는 것까지 모든 순간이 다 예쁘고 사랑스러웠다. 잠이 오거나 병원에 갈 때, 자기 뜻대로 안 되면 울기도 하는데 우는 모습마저도 귀엽기만 하다. 앞으로는 얼마나 더 사랑스러울지 기대가 된다.
예전부터 돌잔치는 첫 생일을 축하하고 장수하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지냈다고 한다. 일 년 동안 큰 일 없이 잘 자라줘서 너무도 고맙다. 그리고 행복을 빌어주고 축하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조카의 앞 날에 행복이 가득하고 아픈 곳 없이 씩씩하고 건강하기를 바란다.
아직 말은 잘 못하지만 옹알이가 늘었다. 대충 말을 맞춰주면 꼭 알아들었다는 듯이 옹알이로 대답을 해준다. 진짜 말까지 하면 얼마나 예쁠까. 계속 더 사랑스러워질 조카를 생각하니 벌써부터 기분이 좋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