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당면 만두 만들기
만두를 좋아했다. 특히 군만두를 참 좋아했다. 각종 채소와 고기로 채워 얇은 피로 싼 만두는 튀기듯이 구워 먹으면 바삭해서 별미다. 하지만 입에 즐거운 음식은 몸에는 안 좋다고 하지 않던가. 건강을 신경 쓰기로 하면서 센 불에 구운 군만두는 먹지 못하게 되었다.
한창 군만두를 먹을 때는 납작 만두까지 범위를 넓혔었다. 납작 만두는 당면이 스쳐 지나갔다 할 정도로 소가 거의 없고 바삭한 밀가루피 맛으로 먹는 만두다. 그 바삭거림이 어찌나 좋던지 한동안은 꽂혀서 납작 만두만 먹었었다. 이제는 군만두는 물론 납작 만두도 먹지 않는다. 만두가 먹고 싶으면 채소와 버섯만 넣어 수제로 조금씩 만들어 쪄서 먹고 있다. 그런데 만두는 아무리 간단히 만든다고 해도 손이 너무 많이 가는 음식이다. 소를 준비하고 만두피에 하나씩 싸다 보면 먹기도 전에 진이 다 빠진다. 먹으려면 큰맘 먹고 만들어야 했다. 그래서 먹고 싶어도 엄두가 안 나 그냥 넘어간 적이 많다.
그러다가 얼마 전 계란만두를 알게 되었다. 만두에 들어가는 속을 계란에 풀어 부치기만 하면 되는데 재료도 간단했다. 채소 몇 개와 당면, 계란만 있으면 된다. 채소는 색을 내기 위해 파란 잔파, 부추와 빨간 당근을 준비했다. 전에 쓰고 남은 표고버섯도 조금 다져두었다. 당면은 끓는 물에 익혀서 찬물에 헹군 후 간장, 참기름, 원당, 소금으로 밑간을 해준다. 여기에 다져둔 채소들과 계란을 넣어 섞으면 반죽이 된다. 오일을 두른 팬에 반죽을 두 큰 술씩 올려 동그랗게 부치다가 반으로 접어 만두처럼 반달모양을 만들어주면 완성된다.
먹어보니 겉은 노릇하니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각종 채소와 계란이 잘 어우러져 보기도 좋았다. 당면이 있으니 푸짐해 보이고 계란물로 익혔으니 고소한 향이 진하게 올라왔다. 맛있는 냄새를 못 이기고 접시에 올리기 전에 손으로 몇 개 집어 먹었다. 자꾸 줄어드는 게 아쉬울 정도로 맛있었다. 새로운 만두를 알게 되었으니 너무 기쁘다. 앞으로 자주 만들어먹어야겠다. 사진을 보니 군침이 돈다. 내일 또 만들어먹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