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사랑스러운 존재가 있다니

나도 조카가 생겼다

by 샤이니율


몇 달 전 조카가 태어났다. 조카가 생기면 보기만해도 예쁘다던데 정말 그랬다. 아무 이유없이 예뻤다. 우는 것도, 삐죽거리는 것도, 응가를 하는 것도 다 예쁘다. 태어나 눈도 제대로 못뜨는 예전부터 제법 살이 오른 지금까지 어떤 아기도 이렇게 유심히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더 정이 가는 것 같다.



지금보다 더 아기였을 때는 정말 누워만 있었다. 눈을 뜨고 가만히 있거나 불편할 때 우는 것이 전부였다. 잠투정이 있을 때를 제외하곤 맘마를 먹거나 기저귀를 갈아주면 금방 울음을 그쳤다. 토닥여주면 알아듣는다는 듯이 빤히 쳐다보니 어찌 예쁘지 않을 수 있을까.


요즘은 제법 웃기도 한다. 얼마전 뒤집기를 성공했는데 그 후로 엎드려서 잘 논다. 무슨 말인지 모르는 옹알이도 귀엽고 파닥거리는 손과 다리도 귀엽고 통통하게 살이 오른 손과 발도 깜찍하다. 어떻게 이런 존재가 있을까 신기하기만 하다. 정작 동생 부부는 힘들거라는 걸 안다. 나는 고작 한 두시간 보고 오지만 나만 바라보는,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작디 작은 존재를 돌본다는 건 얼마나 힘이 들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자는 모습이 제일 예쁘다는 말이 있지 않던가.


엄마, 아빠 말고는 아직 사람을 못 알아봐서 나를 볼 때마다 낯설어 얼어버린다. 나를 한참 쳐다보는데 그 모습마저 예쁘다. 어쩌다 미소를 지어주는데 그땐 날아갈듯이 기쁘다. 동생이 보내준 영상은 닳도록 보고 또 본다. 조카 영상만 보면 금세 웃음이 번진다. 요즘은 조카 덕분에 실컷 웃고 있다. 폰에는 조카 사진 폴더가 따로 있을 정도다. 조카는 요즘 내 삶의 행복이다.


KakaoTalk_20230722_152542289.jpg 뒤집기를 시도하는 조카, 얼마전 드디어 성공했다!


조카를 보고 있을 때면 '나도 이렇게 예쁜 순간이 있었는데.'라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무한한 사랑을 받고 밥 먹고 잘 노는 것만으로도 기쁨을 주는 존재일 때 말이다. 드라마 '도깨비'에서 삼신 할머니는 은탁이라는 소녀를 도와준다. 왜 도와주냐는 은탁이의 질문에 할머니는 대답한다. "예뻐서." 그 장면을 보며 훌쩍 큰 나를 보면서, 혹시 신이 있다면 예쁘다고 해줄까 궁금했다. 적어도 내가 태어난 순간에는 귀한 존재였을테다. 그때 사랑을 준 분들에게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잘 살아야겠다 싶다.


오늘도 동생이 영상을 보내주었다. 이제는 스스로 목을 가누고 일어나려고 하는데 본능적으로 나온 소리인지 "이야!"라는 기합소리를 냈다. 너무 귀여워서 몇 번을 돌려봤는지 모른다. 잘 살아야겠다. 조카에게 좋은 고모가 되기 위해서, 어릴 적 받았던 사랑을 나눠주기 위해서, 나 스스로에게 희망이 되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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