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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이니율 Apr 03. 2024

부족해도 괜찮아

월간 김밥 만들기

반찬이 마뜩잖을 때 먹는 음식 중 하나는 김밥이다. 김밥은 어떤 재료로도 만들 수 있고 먹기도 편해서 선호한다. 무엇보다 김밥의 다양한 맛을 너무 좋아한다. 어떻게 만들어도 김밥은 나를 실망시킨 적이 없었다. 그래서 김밥김을 늘 구비해두고 있다.




정석대로 단무지, 시금치, 계란, 당근 등으로 만들기도 하지만 간단하게 어묵이나 계란만 넣고 만들기도 한다. 단, 햄, 맛살, 통조림 참치는 넣지 않는다. 전에는 맛이 좋아서 꼭 넣었지만 지금은 조금이라도 건강하게 먹으려고 자제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김밥 재료가 부실해졌다. 대신 계란과 채소를 듬뿍 넣고 있다.


김밥으로 쌀 재료가 뭐가 있나 하고 냉장고 문을 열었다. 계란과 당근이 보였다. 계란은 풀어서 지단으로 부치고 당근은 채 썰어서 오일에 살짝 볶았다. 그리고 중요한 재료, 단무지를 꺼냈다. 단무지는 수제로 만들어둔 것인데 김밥을 좋아해서 떨어지기 않게 만들어두는 편이다. 이 3가지만 넣어도 맛있지만 푸른 색감을 위해 깻잎도 한 장 넣기로 했다. 밥은 김밥용 밥이 아니라서 살짝 떡이 지긴 했지만 식초, 참기름, 소금을 듬뿍 넣고 잘 버무렸다. 밥의 간이 센 가 싶었지만 손길이 가는 대로 대충 섞었다.


김밥김을 올려 밥을 잘 펴준 후, 깻잎, 계란을 넓게 깔고 당근과 단무지를 넣어 단단히 말았다. 썰어서 한 입 먹어보니 그런대로 맛있었다. 자극적인 재료가 없다 보니 조금 심심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담백해서 좋았다. 김밥을 쌀 때 밥의 양은 최소한으로 넣고 재료를 충분히 넣어주는 것이 맛있는데 이번에는 그런대로 비율을 잘 맞춰서 뿌듯했다.


남은 어묵조각이 있어서 넣었다. 역시 어묵이 들어가니 맛이 훨씬 좋다.


반은 자르면서 먹었더니, 몇 개 남지 않았다. 오늘은 그나마 그릇에라도 담았지만 어떤 날은 김밥 썬 도마채로 먹고 치워버리는 경우도 있다. 젓가락도 사치라서 손으로 꿀떡꿀떡 집어 먹는다. 앉아서 우아하게 먹고 싶지만 누가 쫓아오기라도 하는지 집에서 먹으면 잘되지 않는다. 간편한 게 최고다. 모양이 조금 안나도 어떠랴. 편하고 맛만 있으면 되지. 거칠어도 막 먹는 집김밥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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