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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이니율 May 04. 2024

색색이 예쁜 여름이 왔다

오이소박이 만들기

며칠 전 자주 방문하는 블로거님의 레시피에 오이소박이가 올라왔다. 평소 오이소박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좋아하는 물김치 스타일이라 관심이 갔다. 소는 파프리카와 양파를 넣었는데 알록달록해서 색도 예뻤다. 보자마자 꼭 만들어봐야지 하고 오이를 사두었는데 오늘 반강제로 오이소박이를 만들게 되었다.




마트에 가니 오이 가격이 조금 내려서 한 봉지 집어왔다. 나중에 만들어야지 하고 냉장고에 넣어뒀는데 깜박하고 며칠이 지나버렸다. 오늘 보니 군데군데 얼어있었다. 한 두 개는 많이 얼어서 완전 물오이가 되어 있었다. 오이를 얼른 씻어서 살릴 수 있는 부분만 골라냈다. 다행히도 반 이상을 살릴 수 있었다. 오이도 씻었고 손질도 했으니 꼼짝없이 오이소박이를 만들어야 했다. 난생처음 오이소박이에 도전하는 순간이었다.


먼저, 오이를 십자모양으로 칼집을 냈다. 파프리카랑 양파는 채를 썰었다. 그리고 찹쌀풀 끓였다. 김치를 담글 때는 식혀서 차갑게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마음이 급했다. 찹쌀풀이 완성되자마자 큰 볼에 찬물을 넣어 냄비채로 식혀두었다. 찹쌀풀이 식는 동안 다른 냄비에 소금과 물을 비율대로 넣고 팔팔 끓였다. 이 소금물은 오이를 절이는 용도다. 한 김 식혀서 오이에 붓고 30분을 두었다.


이렇게 끝나면 좋으련만 오이가 절여지는 동안 김치국물을 따로 만들어야 한다. 사과, 양파, 청양고추, 마늘을 듬성듬성 잘라서 식힌 찹쌀풀과 함께 믹서기에 넣고 간다. 곱게 갈린 물에서 벌써 김치 향 비슷한 게 났다. 오이가 잘 절여졌으면 물을 빼고 십자모양을 벌려 파프리카와 양파를 조금씩 넣어가며 오이소박이 모양을 만들어준다. 색이 예뻐서 꼭 소꿉놀이 하는 것 같아 재미있었다. 양 조절을 못해서인지 파프리카와 양파가 꽤 남았길래 오이 위에 몽땅 다 부어버렸다. 그리고 김치 국물을 넣고 뚜껑을 닫아 부엌 한편에 모셔두었다. 맛을 보니 아직 밋밋했다. 새콤하게 익을 때까지 하루 실온에서 묵힐 예정이다. 


색별로 준비한 재료들, 오이 물김치 


물김치 형태라 간단하겠다고 생각하고 시작했는데 역시 김치는 김치인 건가. 은근히 손이 많이 가고 시간도 꽤 걸렸다. 엄마도 물김치는 일이 아니라고 늘 말씀하시는데 얼마나 만들어야 일도 아닌 게 되는 걸까. 어쨌든 한번 해봤으니 다음에는 조금 더 수월하게 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오이 하면 푸르고 아삭한 식감 때문인지 여름이 생각난다. 오이소박이가 부엌에 있으니 집에 여름이 벌써 온 것 같다. 이번 여름, 입맛을 돋워줄 소중한 반찬이 되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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