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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이니율 May 17. 2024

모양도 맛도 어려운 빵

건강한 빵 먹기

빵은 종류가 참 다양하다.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은 빵부터 각종 속을 채운 빵까지 재료도 다르고, 모양도 가지각색이다. 요즘은 소스도 다양해서 없는 맛이 없을 정도다. 그런데 내가 모르는 빵 세상이 있었다. 바로 건강한 빵이다.




보통 빵집이나 카페에 가면 볼 수 있는 빵들은 예쁘기도 하고 맛도 좋다. 밀가루를 주재료로 한 식빵류, 각종 필링을 넣은 앙금빵류, 짭짤한 버터, 치즈와 소금이 들어간 특별한 빵까지 한번 먹으면 고소하고 달달해서 멈출 수 없다. 밥배 따로, 빵배 따로 있다고 할 정도로 빵은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간식이다. 나 역시 그랬다. 빵이 너무 맛있어서 잘 먹었다. 기분이 안 좋은 날엔 빵 하나씩 사서 먹는 재미도 있었다. 하지만 건강이 나빠지면서 밀가루로 만든 빵을 멀리하게 되었다. 쌀로 만든 빵으로 대체해 먹기도 했지만 백미 역시 밀가루처럼 좋지 않다고 해서 이마저도 줄였다. 그래도 빵을 먹겠다고 찾다가 건강한 빵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좋은 밀가루, 천연발효종으로 첨가제 없이 만든 건강한 빵이다.


건강한 빵은 일단 못생겼다. 화려한 장식도 없다. 거기다 식감도 좋지 않다. 푸석하거나 딱딱하다. 그래서 다른 재료와 곁들여서 먹는 경우가 많다. 건강빵을 먹어보겠다고 나섰지만 제대로 만든 곳을 찾기 어려웠다. 그러다 볼일을 보러 간 곳 근처에서 아주 유명한 건강 빵집을 발견했다. 당장 달려갔다. 점심시간쯤 갔는데 이미 대부분의 빵들이 다 팔리고 몇 개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둘러보니 보통 보던 빵과는 다르게 생김새부터 낯설었다. 색은 다 시커멓고 모양은 다 네모모양이라 겉모습만 보고 맛을 예상하기 어려웠다. 대충 괜찮겠다 싶은 빵 하나를 골랐다. 집으로 돌아와 한 입 먹었는데 절망스러울 정도로 맛이 없었다.


호밀빵 100%라는 글만 보고 고른 빵이었는데 식감이 이렇게 거칠지 몰랐고, 발효종에 따라 맛이 다르다는 걸 생각 못했다. 한 입 먹을 때마다 부서질 정도였고 건포도 발효종이라 시큼한 맛이 났다. 처음에 먹고 상한 빵을 잘못 사 왔나 싶을 정도로 쉰 냄새가 났다. 그래도 건강한 빵이라고 하니 꺼낸 만큼은 다 먹었다. (나머지는 먹지 못하고 냉동실에 얼려뒀다.)


건강한 빵은 내추럴한 모양과 크기에 놀라고 낯선 맛에 또 놀랜다.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냥 빵 채로도 먹는다는데 나는 당분간 그 단계까지 가지 못할 것 같다. 오늘도 소스를 바르고 채소를 얹어 겨우 먹었다. 이 빵의 매력을 언제쯤 알게 될까. 건강한 빵의 세계는 참 어렵고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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