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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이니율 May 30. 2024

가끔은 괜찮아

카페에 가서 커피와 빵 먹기

어제저녁, 제품을 잘못 주문한 걸 알고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분명 잘 보고 주문한 것 같은데 왜 다른 옵션이 선택되어 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다. 이미 시간이 지났고 출고된 상태라 방법이 없었다. 잘 알아보지 않은 내 잘못이다. 어쩔 수 없다고 마음을 먹었는데도 자꾸 불안이 밀려왔다.




그렇게 밤을 보내고 아침을 맞이했다. 어젯밤의 불안은 간절한 기도로 바뀌어 있었다. 선택한 옵션이 제품에 잘 어울리기를, 괜찮기를 바라고 또 바랬다. 드디어 택배가 도착하고 상자를 열어봤다. 오? 생각보다 괜찮았다. 왜 그렇게 걱정했는지 무안할 정도였다. 그제야 한숨을 돌렸다. 긴장이 풀리니 커피가 생각났다. 평소에 커피는 좋아하지 않을뿐더러 카페인이 몸에 맞지 않아 잘 마시지 않는데 커피가 떠오른 것이다.


차는 기분이 좋고 여유가 있을 때만 생각난다. 차를 받아들이기까지 아직 마음이 부족해서인지 대지 같은 큰 마음이 있어야 차를 찾는다. 그런데 커피는 수시로 생각난다. 오늘처럼 긴장이 풀렸을 때, 우울할 때, 뭔가 보상받고 싶고 그럴 때 커피가 떠오른다. 커피를 마시면 그 진한 향과 고소함에 마음이 금세 누그러진다. 그럴 때마다 커피의 매력과 효과를 재확인하곤 한다.


단골카페에 갔다. 그리고 아메리카노를 연하게 부탁드렸다. 그리고 빵도 하나 시켰다. 커피도 모자라 빵이라니. 나로서는 큰 일탈이다. 예전에는 커피 한잔에 달달한 케이크를 당연하다는 듯이 먹었지만 건강을 생각하면서 커피도, 빵도 스스로 멀리하려고 애쓰고 있다. 하지만 눈앞에 펼쳐진 모습을 보니 설레는 마음을 숨길 수 없었다. 커피는 신선하고 고소했고 무화과깜빠뉴는 달달하니 알이 커서 한 입 먹기 벅찰 정도였다. 주위를 둘러볼 새도 없이 커피와 빵만 집중하면서 쉬지 않고 먹었다. 


너무 맛있는 무화과 깝빠뉴! 


언젠가 TV프로그램에서 한 교수님이 하신 말이 있다. 평생 건강한 것만 먹고 살 수 없으니 너무 스트레스받지 말고 먹고 싶은 걸 먹되, 건강한 방향으로만 나아가라고 말이다. 그래, 오늘 커피와 빵을 먹었으니 내일은 프레쉬한 샐러드를 먹으면 된다. 그리고 산책도 다녀오자. 오늘 행복하게 먹고 힘내는데만 집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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