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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이니율 Jul 07. 2024

뜨아에 얼음 한 알

작은 배려에 감동받다

요즘 더위는 덥다 못해 아주 푹푹 찌는 찜통더위다. 온도가 높은데 장마기간이라 습도도 높아서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른다. 밖에 있다 보면 에어컨 아래 시원한 음료 한 잔이 간절하다. 마침 근처에 좋아하는 카페가 있어 들르게 되었다. 조금 이른 시간이었지만 카페 안은 시원하고 쾌적했다. 주문을 하겠냐는 물음에 오늘도 어김없이 뜨거운 음료를 주문했다.




커피는 맞지 않아서 잘 마시지 않는데 커피맛이 좋은 곳에 가면 가끔 한잔씩 마신다. 대신 뜨겁게, 연하게 요청드린다. 요즘처럼 더운 날에도 예외는 없다. 더워서 온몸이 녹을 것 같아도 뜨겁게, 기운이 빠져서 진한 카페인이 당겨도 연하게 주문한다. 내 요청을 들은 직원분은 원래 투샷이 들어가는데 샷 하나를 빼주겠다고 하셨다. 그리고 잠시 기다리니 주문한 커피가 나왔다. 그런데 얼음이 담긴 유리컵이 같이 나왔다.


혹시라도 진하거나 뜨겁게 느껴지면 얼음을 넣어 조절하라고 했다. 컵에서 얼음을 빼기 쉽도록 작은 나무수저도 함께 꽂아주셨다. 요청하지 않았으니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었지만 먼저 배려를 해주신 것이다. 마셔보니 농도와 온도가 괜찮아서 얼음을 넣지 않고 마셨지만 마음이 고마워서 다 먹을 때쯤 한 알 넣어보았다. 직원분의 마음이 때문인지 커피가 더 맛있게 느껴졌다.


이 카페는 예쁜 정원이 있는 것도 매력이다. 뽀얀 수국을 보니 기분이 덩달아 좋아졌다.


작아도 예상치 못한 배려를 받으면 그 감동은 몇 배로 크게 돌아온다. 예전에 한 가게에서 물건을 사고 나오는데 가게 사장님이 무거운 물건을 들고 가는데 끈이 얇아서 불편하다고 테이프로 두껍게 감아주신 적이 있었다. 안 한다고 뭐라 하지도 않을뿐더러 무언가 애써 하는 것이 번거로울 수도 있는데 당연하다는 듯이 챙겨주시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 사장님은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셨을까. 아마도 어떻게하면 손님들이 편한지 평소에 생각해두셨을 것이다. 그래서 바로 행동이 나왔을 것이다.


내 일에도 이런 것이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 불편하게 느끼는 점은 뭐가 있을까. 먼저 배려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 찬찬히 되돌아보고 작은 거라도 해드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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