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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이니율 Jul 13. 2024

손 가는 만큼 맛있는

깻잎버섯 전 만들기

반찬으로 전을 자주 만들어먹는다. 계란에 채소 다져서 부치면 단백질 보충도 되고 고소한 맛이 아주 좋다. 평소에 먹는 반찬은 김치, 무침류라서 자극적인데 전과 함께 먹으면 간도 맞고 잘 어우러진다. 평소에는 양파, 대파, 당근에 버섯을 넣거나 두부, 계란을 넣어 굽는데 이번에는 깻잎을 싸서 만들어보았다.




깻잎 전은 특별한 건 아니고 평소 먹던 전 반죽을 깻잎에 싸서 익히는 것이다. 손이 한번 더 간다. 반죽을 깻잎에 넣고 반으로 접어 계란물에 묻혀 굽는다. 바로 반죽을 떠서 만들면 편한데 깻잎을 싸서 굽겠다고 나섰다. 이 더운 날 어쩌자고 그런 결심을 했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이왕 저지른 거 해보려고 부지런히 움직였다. 양파, 대파, 당근부터 다졌다. 버섯도 잘게 다졌다. 청양고추도 잊지 않고 다졌다. 서로 잘 붙으라고 계란과 전분도 넣었다. 그리고 깻잎 한 장을 들어 전분가루를 앞, 뒤에 바르고 반죽을 올려 반으로 접은 후, 계란물에 담갔다. 반죽과 깻잎에 힘이 없기 때문에 젓가락으로 잡기 힘들어서 손으로 잡고 계란물을 묻혀야 했다. 손과 주변이 엉망이 되었지만 노릇하게 익어가는 전을 보니 뿌듯했다.


깻잎으로 쌌을 뿐인데 평소에 만들던 전보다 고급스러워 보였다. 접시에 올려놓고 보니 대접받는 느낌이었다.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은 만들 땐 몰라도 일단 만들고 나면 기분이 좋다. 애쓴 만큼 맛도 좋고 모양도 예쁘기 때문이다. 그래도 힘드니 가끔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재료를 다 모아두면 알록달록 참 예쁘다


전이 남아서 냉장고에 넣어뒀다가 다음날 데워 먹었는데 어쩐 일인지 더 맛있었다. 그땐 힘들어서 맛을 잘 못 느꼈던 걸까. 원래 전은 바삭한 맛에 먹는데 하루가 지나고 눅눅해지니 속재료들과 잘 어우러져서 오히려 좋았다. 밥과 함께 먹으려고 했는데 그 자리에서 다 먹어버렸다. 더워서 밥맛이 없는줄 알았는데 아닌가보다. 귀찮다고 대충 먹지 말고 조금 더 신경써서 나를 잘 챙겨 먹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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