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이 된 옥수수

옥수수 미션 2탄

by 샤이니율

어제에 이어 옥수수를 처리하기 위해 남은 옥수수를 모두 꺼냈다. 알갱이로 손질해 둬서 다듬지 않고 바로 사용할 수 있어 좋았다. 미리 준비해 둔 과거의 나를 칭찬한다. 어제는 전을 만들었는데 오늘은 다 갈아서 수프로 만들어 볼 예정이다.




옥수수스프는 옥수수 특유의 풍미가 있고 달달해서 인기가 많다. 거기다 색도 예뻐서 환영받는 요리다. 스프에는 고소하고 깊은 맛을 위해 우유, 생크림, 버터 같은 유제품이 들어가는데 유제품은 되도록이면 피하고 있기 때문에 콩물로 대체하기로 했다. 통조림으로 만든 샛노란 옥수수 대신 엄마가 삶아주신 찰옥수수를 사용할 예정이다. 이렇게 결정해 놓고선 한편으로 걱정이 되었다. 맛있는 재료를 다 빼면 과연 맛있을까 싶어서다.


만들기로 했으니 일단 재료를 꺼냈다. 옥수수는 볼에 담아두고 양파와 마늘을 잘게 썰었다. 그리고 오일을 두른 팬에 볶았다. 어느 정도 볶아졌으면 옥수수도 넣고 같이 볶다가 콩물과 물을 넣고 믹서기로 갈았다. 뜨겁기 때문에 한 김 식혔다가 갈아주는 것이 좋다. 블랜더로 갈다 보니 끝까지 잘 갈리지 않아 입자가 곱진 않았지만 씹히는 맛이 있어 괜찮았다.


잘 갈아진 옥수수스프는 센 불에서 잘 저어가면서 끓이다가 소금과 원당으로 간을 해준다. 옥수수 자체가 달지 않아서 원당이 꽤 넣어야했다. 완성된 스프는 콩물이 뻑뻑해서인지 죽의 형태에 가까웠다. 찹쌀을 넣지 않았는데도 쫀득한 느낌이 났다. 거기다 옥수수에 색이 거의 없다 보니 노란빛이 겨우 보일 정도로 희미했다. 아무리 애정을 담아 보려고 해도 아쉬운 점이 많았다.


브런치_옥수수죽-2.jpg


이런저런 이유로 재료를 빼고 만든 거라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완성된 모습을 보고 실망을 감출 수 없었다. 이럴 거면 처음부터 죽을 만들걸 그랬나 싶기도 했다. 다음에는 물로 농도도 조절하고 재료도 조금 더 보충해서 만들어야겠다. 그래도 한 그릇 뚝딱 다 먹었다. 냉장고에 남아있는 죽?을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이긴 하지만 어쨌든 옥수수 미션이 끝이 나서 후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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