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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이니율 Aug 22. 2023

볼과 나는 단짝친구

보조도구 미니볼


한 주가 지나고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되어 레슨 첫 시간이 되면 조금 무섭다. 또 얼마나 몸이 원래대로 돌아가 있을까 걱정이 되서다. 책상 높이가 나와 맞지 않는지 의자에 앉으면 늘 자세가 구부정해진다. 어깨가 말리고 몸이 뒤틀리는 건 한 순간이다. 그래서 어깨를 펴고 배는 넣으라는 지적을 많이 받는다.


오늘은 바렐 높이를 낮춰 바닥에 앉아 운동을 했다. 상체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서클링보다 굴곡이 완만해 지지하기 편했다. 자리에 앉으니 원장님이 미니볼을 쥐어 주셨다. 그리고 미니볼을 두손으로 잡고 윗배를 누르면서 호흡을 해보라고 하셨다. 볼을 누르면서 숨을 내뱉고 살짝 떼면서 숨을 들이마신다. 볼의 도움으로 자세를 바로 잡아나갔다.


옆으로 앉아 동작을 바꿀 때도 볼은 함께 했다. 엉덩이와 상체를 바렐에 붙인 후 한 손에 볼을 잡고 대기한다. 그대로 바렐에 기대듯이 상체를 기울여주면서 볼을 잡은 팔도 함께 넘겨준다. 이때 볼을 손으로 밀듯이 힘을 주면서 팔과 이어진 부분이 쭉 늘어나도록 뻗어줘야 한다. 볼은 다음 동작을 위해 발바닥으로 옮긴다. 양발과 다리를 붙이고 중심을 잡는다. 그리고 양팔을 다리쪽으로 쭉 뻗어주고 머리를 살짝 들어 올린다. 목을 조금만 올렸는데도 너무 아파서 한 쪽 팔로 머리를 받쳤다. 목 통증이 심한 이유는 목쪽에 있는 근육이 경직되어 있기 때문인데 평소 구부정한 자세 때문에 목도 많이 굽은듯 하다. 동작을 해보면 내 몸이 얼마나 안좋은지 알 수 있다.


볼을 두 팔로 지탱해 움직이기도 하고 허벅지에 끼워 다리 힘을 줄 때 도움을 받기도 한다. 볼 때문에 운동 강도가 높아지기도 하지만 볼이 있으면 의지가 된다. 왠지 힘주기가 수월한 것 같다. 볼 덕분에 바들바들 떨지만 균형 잡는 연습도 하고 몸에 자극을 줘 없는 근력을 끌어내기도 한다.



원장님은 주말동안 내 몸이 무너진 걸 아시는지 무리가 가지 않는 동작들로 알려주셨다. 그래도 몸은 힘들다. 다음날 일어나면 허벅지, 팔 근육이 특히 아프다. 그럴 땐 내 몸에 잘해야지 싶다가도 며칠 안 가 구부정하게 앉아 있는 나를 발견하고 흠칫 놀란다. 왜 이럴까. 몇 개월만에 몸을 바꾼다는 건 욕심일테지. 지금도 또 이상하게 앉아 있다. 허리 펴고! 상체 들어올리고! 어깨 힘 빼고 머리와는 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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