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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이니율 Aug 27. 2023

사과를 대하는 자세

매일 먹는 사과의 의미


엄마가 사과를 사다 주셨다. 8월은 빨간 사과가 나오지 않는 시기다. 시장에도, 마트에도 빨간 사과를 찾기 어렵다. 수확하는 빨간 사과가 없을뿐더러 저장한 사과도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집에서도 사과를 볼 수 없게 되었다. 그러다 요즘 다시 사과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냉장고에 다시 사과가 채워졌다.


   



빨간 사과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지만 부사와 아리수만 먹어보았다. 부사는 저장성이 좋아 많이 팔고 손쉽게 살 수 있어 가장 많이 먹었다. 부사에 비해 새콤한 것이 특징인 아리수는 요즘 나오는 시기라 잘 먹고 있다. 여름에는 풋사과인 아오리(쓰가리가 맞는 표현이라고 한다)가 나오지만 특유의 시고 떫은맛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잘 먹지 않는다. 그리고 색이 빨갛지 않아 왠지 손이 가지 않는다.


나는 원래 과일을 잘 챙겨 먹지 않았다. 딸기, 바나나정도만 먹고 그나마 이 과일이 나오지 않으면 먹지 않았다. 하지만 작년부터 건강에 대한 관심이 생기면서 아침은 밥 대신 사과 반쪽과 삶은 계란으로 먹게 되었다. 특히 사과는 꼭 먹으려고 한다. 사과는 늘 나오는 과일인 줄 알았는데 사과를 먹다 보니 공백기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지금은 사과 공백기를 지나서 다시 사과가 나온다. 대신 비싸다. 주먹만 한 작은 사과 6개가 들었는데 14,900원이라고 한다. 물가가 아무리 올랐다지만 사과 한 개에 2천 원이 넘는다니. 엄마는 약이라고 생각하고 큰맘 먹고 사 오셨다고 했다.


하루 사과 한 개면 의사가 필요 없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사과가 좋다는 건 널리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사과는 과일 중에서 상대적으로 당지수가 높지 않기 때문에 매일 먹어도 부담스럽지 않다. 포만감도 오래가서 간단히 아침으로 챙겨 먹기 딱 좋다. 몸에 좋고 맛도 좋으니 감사한 마음으로 먹고 있다. 사과가 냉장고에 가득 차면 마음도 풍족해진다.


빨간 사과는 깎으면 노란 속살과 어우러져 더 먹음직스럽다


어느새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여름이 한 풀 꺾였다. 여름이 가는 건 아쉽지만 가을이 기다려지기도 한다. 시원한 날씨와 바람, 알록달록 물드는 단풍, 그리고 풍족한 과일들이 있으니 말이다. 기분 좋게 사과를 먹으며 다가올 가을 사과들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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