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먹는 사과의 의미
엄마가 사과를 사다 주셨다. 8월은 빨간 사과가 나오지 않는 시기다. 시장에도, 마트에도 빨간 사과를 찾기 어렵다. 수확하는 빨간 사과가 없을뿐더러 저장한 사과도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집에서도 사과를 볼 수 없게 되었다. 그러다 요즘 다시 사과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냉장고에 다시 사과가 채워졌다.
빨간 사과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지만 부사와 아리수만 먹어보았다. 부사는 저장성이 좋아 많이 팔고 손쉽게 살 수 있어 가장 많이 먹었다. 부사에 비해 새콤한 것이 특징인 아리수는 요즘 나오는 시기라 잘 먹고 있다. 여름에는 풋사과인 아오리(쓰가리가 맞는 표현이라고 한다)가 나오지만 특유의 시고 떫은맛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잘 먹지 않는다. 그리고 색이 빨갛지 않아 왠지 손이 가지 않는다.
나는 원래 과일을 잘 챙겨 먹지 않았다. 딸기, 바나나정도만 먹고 그나마 이 과일이 나오지 않으면 먹지 않았다. 하지만 작년부터 건강에 대한 관심이 생기면서 아침은 밥 대신 사과 반쪽과 삶은 계란으로 먹게 되었다. 특히 사과는 꼭 먹으려고 한다. 사과는 늘 나오는 과일인 줄 알았는데 사과를 먹다 보니 공백기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지금은 사과 공백기를 지나서 다시 사과가 나온다. 대신 비싸다. 주먹만 한 작은 사과 6개가 들었는데 14,900원이라고 한다. 물가가 아무리 올랐다지만 사과 한 개에 2천 원이 넘는다니. 엄마는 약이라고 생각하고 큰맘 먹고 사 오셨다고 했다.
하루 사과 한 개면 의사가 필요 없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사과가 좋다는 건 널리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사과는 과일 중에서 상대적으로 당지수가 높지 않기 때문에 매일 먹어도 부담스럽지 않다. 포만감도 오래가서 간단히 아침으로 챙겨 먹기 딱 좋다. 몸에 좋고 맛도 좋으니 감사한 마음으로 먹고 있다. 사과가 냉장고에 가득 차면 마음도 풍족해진다.
어느새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여름이 한 풀 꺾였다. 여름이 가는 건 아쉽지만 가을이 기다려지기도 한다. 시원한 날씨와 바람, 알록달록 물드는 단풍, 그리고 풍족한 과일들이 있으니 말이다. 기분 좋게 사과를 먹으며 다가올 가을 사과들을 기다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