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 케첩과 마요네즈

내가 만드는 소스

by 샤이니율

어렸을 때부터 냉장고에 케첩과 마요네즈가 있었다. 고추장, 쌈장과 함께 냉장고에서 끊이지 않던 소스였다. 엄마는 어린 나를 위해 케첩과 마요네즈를 뿌려 돈가스나 계란 요리를 해주셨다. 그래서인지 커서도 케첩과 마요네즈를 자연스럽게 찾게 되었다.




요즘은 다양한 소스와 드레싱이 나와서 재료에 따라 골라 먹지만 어렸을 때만 해도 케첩과 마요네즈가 최고였다. 어디에나 잘 어울리는 만능소스였다. 돈가스도 데미글라스 소스 대신 케첩에 찍어 먹고 케첩과 마요네즈를 반반 섞은 후, 채 썬 양배추에 버무려 샐러드를 먹었다. 어렸을 때는 그저 맛있어서 자주 먹었는데 커가면서 소스의 열량이 높다는 걸 알고 멀리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얼마 전부터는 건강을 위해 아예 끊기로 다짐했다.


결심은 했지만 어렸을 때부터 먹어온 케첩과 마요네즈를 끊는다는 건 쉽지 않았다. 케첩 없이 그냥 계란을 먹자니 심심했고 마요네즈 없이 샐러드를 먹으니 금세 물렸다. 다른 재료로 대체해보려고 간장, 오일로 소스를 만들어보기도 했지만 만족스럽지 않았다. 그래서 케첩과 마요네즈를 직접 만들어보기로 했다. 만들면 설탕 양을 조절해 건강하게 먹을 수 있으니 안심이 될 것 같았다. 먼저 만든 건 케첩이었다. 몇 달 전에 스파게티를 하려고 만들어둔 토마토퓌레가 있었는데 살짝 덜어 간장과 원당을 넣었더니 케첩 느낌이 났다. 시중 케첩처럼 점성이 없어 물처럼 흐르긴 하지만 그런대로 먹을만했다.


마요네즈는 시행착오가 있었다. 비건 마요네즈 레시피를 따라 캐슈너트도 넣어보고 두부도 넣어봤지만 내가 생각하는 마요네즈의 맛이 나지 않았다. 아무리 식초를 넣고 소금을 넣어도 재료 본연의 맛이 사라지지 않았다. 캐슈너트과 두부 특유의 향이 거슬렸다. 먹지 못하고 넣어두었더니 결국 상해서 버리게 되었다. 재료에 물기가 많아 잘 상하기도 해서 앞으로도 두고 먹기에도 힘들 것 같았다. 그러다 우연히 마요네즈를 간단하게 만드는 방법을 보게 되었다. 올리브오일에 계란을 넣고 식초, 소금 간만 하는 레시피였다. 나는 이 레시피도 걱정이 돼서 오일 양을 줄였다. 만들어보니 색도 모양도 제법 마요네즈 같아서 꽤나 만족스러웠다. 오일이 들어가서인지 냉장고에 넣어두니 길게 보관이 가능해서 좋았다.


KakaoTalk_20231003_171925644_01-2.jpg 수제 마요네즈와 토마토퓌레, 한 번 만들어두면 오래 먹을 수 있어 든든하다.


이렇게라도 소스를 넣으면 안 넣는 것보다 음식이 훨씬 맛있다. 건강을 위해 음식을 많이 대체했는데 소스도 만들어 보니 느낌이 새롭다. 물론 시중에 파는 소스보다 맛은 없다. 그래도 먹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만족한다. 양도 조절해서 토스트, 샐러드, 덮밥 등 다양하게 잘 챙겨 먹고 있다. 케첩과 마요네즈를 포기하지 않아 참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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