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교사가 했던 말입니다. “중학교 교실이나 복도에 무엇이든 놓여있으면 멀쩡할 수가 없어요. “ 남학생들이 그냥 두지 않는다는 거죠. 『소년의 심리학』 목차에 ‘소녀는 관계를 파괴하고, 소년은 건물을 파괴한다’가 있습니다. 적절한 비유입니다.
아들들은 학교나 부모가 보지 못한 곳에서 있었던 일들을 잘 말하지 않습니다. 남자는 여자보다 표현을 잘 못합니다. 어휘력도 부족하고 자신의 감정을 전하는 방법도 잘 알지 못합니다. 오해의 소지가 있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고, 중요한 이야기는 생략하기도 합니다. 뭘 물어도 길게 말하지 않습니다. 부모가 말을 길게 하면 싫어합니다. “그래서 뭐요? 어쩌라는 건데요.” 빨리 말하고자 하는 게 무엇인지 알려고 합니다. 다 들어보기도 전에 “알아서 할게요.”
한편 남자아이들은 여자아이보다 언어적 표현이 부족하니 몸이 앞섭니다. 화가 나는 감정, 불쾌한 감정들을 말로 설명하는 것이 귀찮기도 하고, 순간 참지 못하는 거죠.
『소년의 심리학』에서는 남자아이에게서만 나타나는 모습을 공격적 돌봄이라고 하고 있습니다.
‘공격적 돌봄‘이란 남자아이가 또래나 자신보다 어린 남자아이들을 돌봐줘야 하는 상황에서 나타나는 태도라고 합니다. 남자아이들이 다른 아이들을 놀리거나 공격적인 행동을 하면서 성숙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는 다른 이들에게 적대적으로 보일 수 있으나 돌봄의 대상이 되는 남자아이는 거의 모든 것을 포기하면서 공격적인 놀이에 참여해 다른 남자아이들에게 존중받고 지위를 얻게 됩니다. 공격적 돌봄을 통해 돌봄 받는 아이는 신체적, 정신적, 정서적 약점을 이겨내고 진정한 힘을 획득하기 위해 자신을 밀어붙일 용기가 있는지 시험받습니다. 그리고 이 힘은 미래의 성공, 일, 삶의 목적, 인생에 대한 책임감의 토대가 됩니다.
남자아이들은 서열을 중요시합니다. 누가 우위에 있는지 많은 사람들 앞에서 인정받기 위해서 허세를 부리기도 합니다. 올해 중학교에 입학한 여학생이 말합니다. “남자아이들 이상해요. 허세가 절어요.” 여학생의 눈에는 허세가 부질없고 왜 그런지 이해가 되지 않았던 것이지요.
아들의 이런 본능적인 모습들을 인정해주되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 연습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본인의 감정을 표현해보는 것이 연습이 되어있지 않으면 자신조차 알아차릴 수 없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어떤 상황에서 화가 나는지, 그럴 때 폭력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없는지 이야기해보면 좋겠습니다. 다른 사람은 아무렇지도 않은데 나만 유독 화가 나는 상황이 있습니다.
고등학교 남학생이 폭력으로 소년재판까지 받았습니다. 어떤 상황이었는지 물었더니 “분명 그만하라고 했는데 계속하면 몇 번은 참아요. 그러다 참지 못하는 순간이 와요.”라고 하더군요. 많은 남자아이들은 처음부터 폭력을 쓰지 않습니다. 우선 참습니다. 그러다 폭발을 합니다.
그럴 때 참지 말고 미리 상대에게 말하면 됩니다. “내가 지금 화가 나고 있어. 네가 계속하면 내가 참을 수가 없어.” 예지를 주는 것이지요. 물론 화가 나는 상황에서 이렇게 말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연습이 필요합니다. 집에서 화가 나는 상황이 언제인지 그럴 때 어떻게 하면 될지를 부모와 이야기하고 실제 상황에서도 해보게 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해보니 어떤 효과가 있었는지 아니면 실제는 잘 되지 않았는지도 파악하고 그럼 다음엔 어떤 방법이 더 나을지 다시 점검해보는 것이지요. 물론 아이 스스로 찾아간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어려워한다면 부모가 같이 해보면 좋겠습니다. 어릴 때부터 작은 일에서부터 해보는 게 더 낫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관계를 맺고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힘을 키워가게 됩니다. 문제를 해결해본 경험은 값집니다. 그걸 통해 또 다른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본인도 내적 힘이 생겨나는 것입니다. 문제를 미리 차단하고 없앨 수 없기 때문에 해결력을 키우는 것이 현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