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폭력과 사이버폭력은
땔 수가 없어요

by N잡러

“난 선생이지만, 휴대전화와 인터넷이 있는 시대에 태어난 요즘 학생들이 딱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 교사로서 이런 발언은 문제가 될지 모르지만, 옛날에는 반에서 발언권이 없었던 얌전한 아이들이 자유롭게 말하게 되면서, 직접 피부로 사람을 겪어 보지 못한 탓에 쓰레기다, 죽어라, 같은 험한 말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지.” 『침묵의 거리에서』 나오는 교사의 말입니다.


실제로 학교폭력 신고가 되어 학폭위가 열렸지만 당사자가 신고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알고 보니 평소에 너무도 조용하고 사건과 아무런 연관이 없던 아이가 신고를 했습니다. 중학교 남학생이 여러 여학생의 신체 일부를 만지며 장난을 했고 그러던 중 여학생 중 한 명이 그러지 말라며 남학생을 밀치다 중요부위를 치게 되었습니다. 1학기에 있었던 일이었고 2학기에 신고가 되었다고 합니다. 남학생은 전학을 갔고 여학생은 사회봉사와 출석정지라는 처분을 받았습니다. 여학생은 억울해서 교사에게 상황 이야기를 했지만 교사는 신고자가 학교 오기 힘들다며 신고했다고 이야기조차 들어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후에 그런 일도 없었고 당사자들은 아무렇지 않게 지내서 정확히 기억도 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왜 상관도 없는 아이가 신고를 했는지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남학생이 복도에서 패드립을 했습니다. 패드립은 패륜적 드립으로 남학생이 엄마를 성적으로 비하하는 표현을 했습니다. 초등학교 때의 욕은 양호한 편입니다. 패드립을 들은 남학생이 상대 학생을 밀쳐 계단으로 넘어졌습니다. 넘어진 학생은 다쳐서 입원을 하고 처벌과 보상을 요구했습니다. 언어폭력이 신체폭력으로 이어지는 경우입니다.


여학생의 경우 같은 여학생이 “은혜가 그랬대. 걸레야”라며 행실을 비하하며 페이스북 메시지를 하고 그 메시지를 퍼 나릅니다. 사이버 폭력으로 확대되는 거죠. 사실 여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기정사실이 되어버립니다.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지만 결국 전교 왕따가 되었습니다.


사이버는 자신을 드러내지 않아도 됩니다. 그러다 보니 쉽게 말합니다. 한 명이 아닌 여러 명이 같은 반응을 보이니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못합니다. ‘남들도 다 하는데……. 아님 말고 ‘ 게다가 평소엔 소극적인 성격이라 남들 앞에서 말 한마디 못하던 아이들도 사이버상에선 전혀 다른 모습을 보입니다. 학폭 책임교사가 SNS에는 또 다른 얼굴이 있다고 말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친하게 지내던 친구가 어느 날 단톡 방에 초대합니다. 여러 명의 사람들이 자신을 욕하고 찾아와 가만두지 않을 거라고 협박합니다. 단톡 방에는 친구와 몇 명을 제외하곤 전혀 알지도 못하는 언니, 오빠들이라고 했습니다. 친하게 지낸 친구였다고 합니다. 이유를 모르겠다고 합니다. 혹시라도 학교로 찾아올까 두렵다고 했습니다. 엄마가 같이 등하교를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또 다른 남학생은 SNS에서 알게 된 친구들과 같이 놀러 다녔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그중 한 학생에 대해 소문을 내서 기분이 나빴다며 언제 어디로 나오라고 합니다. 혹시 학교로 찾아오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고 했습니다. 둘 다 지역도 다르고 연령대도 다른 사람들이 모여 단톡 방을 만들고 위협하고 있었습니다.

부모는 SNS를 차단하고 앱을 삭제하면 되지 않냐고 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에겐 SNS가 대화 채널입니다. 나를 위협하는 사람들만 차단할 수 없습니다. 나와 친한 친구들과의 소통도 차단됩니다. 어른들의 생각처럼 간단한 것이 아니지요. 아이들은 내가 빠진 SNS에서 어떤 일들이 생기는지 모르는 것을 공포로 여깁니다. 아이들의 SNS를 부모는 들여다볼 수 없습니다. 그래서 어른들은 사건이 커지고 나서야 알게 됩니다.


아이들과 SNS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같이 이야기해보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그리고 대처방안도 의논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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