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등학교 1학년 아이가 담임교사에게 조르르 달려와 말한다. “선생님, 지금 복도에서 학교폭력이 일어나고 있어요!” 교사는 급히 복도로 달려 나간다. 그곳에는 1학년 아이 둘이 말다툼을 하며 서로를 밀치고 있었다. 담임을 본 아이들이 “선생님, 이거 학폭으로 신고해야죠?”라고 묻는다. 교사는 “일단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며 아이들을 교실로 데리고 들어갔다. 옆에서 싸움을 바라봤던 아이들은 “너 이거 ○○가 신고하면 학폭위 열리는 거야”라고 말을 거들었다.> 경향신문 2018년 12월 23일 자 ‘화해보다는 학폭으로… 초등학교 1학년의 현실‘이란 제목의 기사 내용입니다.
초등학교 아이들이나 부모 모두 위의 예처럼 안전사고나 우발적인 싸움과 학교폭력을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의성, 심각성과 지속성이란 세 가지의 기준으로 봤을 때 해당하지 않는 경우일지라도 학교폭력이라고 여깁니다.
초등학생은 자신의 관한 일이나 주변에서 일어난 일들을 집에 와서 잘 이야기합니다. 먼저 나서서 말을 잘 안 하는 아들도 물어보면 대답을 합니다. 그리고 같은 학교, 반 엄마들을 통해 아이들에 대해 전해 들을 수도 있습니다. 초등 때는 부모모임도 활발하기 때문에 부모는 아이들에 대해 파악할 수 있죠.
하지만 아이들의 말이나 주변 엄마들의 말을 잘 파악해야 합니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유리하게 말을 합니다. 거짓말을 한다기보다 본인에게 불리한 말은 안 하는 거죠. 아이들은 더욱 그렇습니다. 아이의 말만 듣고 객관적인 사실을 확인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입니다. 특히 학교 폭력과 관련해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그럴 땐 교사의 도움을 받으면 좋겠습니다. 아이에게 들은 내용에 대해 교사에게 물어보고 상황에 대해 정확히 아는 것이 먼저입니다. 이때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말고 최대한 협조를 구하는 자세로 “제가 오늘 00 이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었는데 혹시 선생님께서 알고 계시나요? 그 일로 아이가 불안해하고 힘들어하고 있어요.” 말씀드리는 거죠. 그리고 그 상황을 어떻게 해결하는 것이 가장 좋을지를 같이 의논합니다. 신고를 해서 처벌까지 할 사안인지, 아니면 아이들 간에 잘 화해시키면 되는 사안인지에 대해 파악하고 다음 수순을 진행하면 됩니다. 교사와 학교를 불신하고 친구들과도 어울리기 힘들어지면 학교생활 자체가 어려워집니다.
한 어머니는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오면 “오늘은 누가 괴롭히지 않았어?”하고 꼭 물어봤다고 합니다. 엄마는 걱정이 돼서 물어본 것이지요. 하지만 아이는 하루 종일 엄마의 질문을 생각하고 학교에서 온통 누가 자기를 괴롭히지는 않는지를 살피게 되고 조금만이라도 비슷한 행동을 하면 반응을 보이는 아이가 되었다고 합니다.
엄마가 아이의 학교생활, 친구 관계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살펴야 하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직접 조사하듯이 물어보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엄마는 오늘 00 엄마를 만났는데 기분 좋았어. 너는 학교에서 재미있는 일 없었어?”라든지 “오늘은 날씨가 별로라 기분도 별로던데 넌 어땠어?”하면서 이야기하다 자연스럽게 나오게 하는 게 좋습니다.
초등학생은 학폭보다는 우발적인 다툼과 관계의 문제인 경우가 많습니다. 집에서 역할극으로 상황을 설정해서 연습해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그 사람이 되어보면 감정도 느끼게 되기 때문입니다. 또는 다른 아이의 싸움이나 폭력에 대해 이야기하면 “그래? 그런 일이 있었어. 그럼 넌 그럴 때 어떻게 할 것 같아?”하고 물어보고 “엄마는 그럴 땐 이렇게 하는 게 좋겠어.”라고 의견을 제시할 수도 있겠죠. 이런 연습이 신고를 강조하는 예방교육보다 훨씬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