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가 피해자일 때와
가해자일 때 부모 마음
아이가 동네 형들로부터 돈을 뺏기고 위협을 당했다고, 피해자가 여러 명이라며 학폭이 열리는데 어떻게 하면 되는지 물어왔습니다. 가해자는 학교도 다니지 않는 아이들이라고 했습니다. 혹시 등하굣길에 해코지를 당하지는 않을까 걱정이라며 집으로 바로 오라고 해도 듣지 않을 것 같다고, 아이는 별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래도 때리거나 심하게 위협을 한 것은 아니고 피해금액도 그리 크지 않아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그리고 몇 달이 지나 다른 일로 전화통화를 하다 "사실은 우리 아이가 이번엔 가해자로 학폭 열리게 됐어요."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무슨 일이냐고 물으니 남학생들 단톡 방에서 친구 누나에 대해 성비하 발언을 했고 그 사실이 알려져 여러 명의 남학생이 학폭 가해자가 된 것이죠. 지인은 엄마들이 멘붕이 와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있다며 생기부 기록에 대해 걱정을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조치에 따라 졸업과 동시에 지워지고 졸업 6개월 전에 심의를 해서 지워진다고 알려주니 안심을 했습니다.
"그런데 한 해에 피해자도 되고 가해자도 되니 혼란스럽네요. 피해자일 땐 가해자 조치를 확실히 해달라고 학교에도 요청했는데 막상 내 아이가 가해자가 되니 어떻게든 처벌이 낮게 받았으면 하는 마음이 들어요. 제가 이렇게 다른 마음이 들지 몰랐어요."라고 솔직한 심정을 이야기하는 걸 들으며 맞다고 부모는 내 아이를 우선해서 생각하는 것이 자동적으로 들기 때문이라고 당연한 마음이라고 했습니다.
학폭 경험이 없는 상담사 중에 가해자 부모의 이런 마음을 양심이 없다거나 너무 한 거 아니냐고 합니다. 물론 너무한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당장 내 아이가 가해자가 되면 대부분의 부모는 조치를 피하거나 중한 조치를 받지 않길 원합니다. 조치를 낮게 받는 것만이 중요하거나 옳지 않다는 그런 것과는 별개로 부모의 마음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내 아이가 피해자가 될 거라 생각하지 않은 것처럼 가해자는 더욱 그렇습니다. 우리 사회가 가해자에 대한 혐오가 너무 커서 더 그럴 것입니다. 가해자 하면 떠오르는 생각이 신문에 실리는 거의 비상식적이고 범죄에 해당되는 가해자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일상에서 학폭폭력 가해자는 학폭보다 학교에서의 선도와 지도로 충분히 가능한 것들이 훨씬 많습니다.
이제 3월이면 개정된 학교폭력 예방법에 의해 단위학교가 아닌 교육청 산하의 전문가로 구성된 학교폭력심의위원회에서 학폭을 다루니 이전과는 다르게 진행하지 않을까 합니다. 학폭으로 진행할 사안인지 학교에서 지도하면 되는 사안인지 잘 판단해야겠지요. 천종호 판사의 강연에서도 청소년 비행과 범죄를 학교폭력과는 구분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저 역시 동의합니다. 학령기에 가해자, 피해자로 나누는 것만으로도 서로에게 또 다른 피해가 될 수 있습니다. 어른들의 현명한 처리가 필요한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