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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현관 Jul 05. 2022

남들은 모르는 웃고 사는 비결

ㅣ자신과 타협하면 속마음을 들키지 않고 웃게된다.


언제부턴가 “상처 주지도 말고 받지도 말자”라는 다짐과 함께 회사 문을 들어선다. 하지만 행복한 퇴근보다 분노의 퇴근이 더 많은 날 수를 차지했다. 이유는 사람이다.     

 

회사라는 조직은 다양한 사람들로 구성되어있다. 정치에 능하고 약삭빠른 사람, 영혼 없이 출퇴근만 반복하는 사람, 안타까울 정도로 착한 사람, 아주 드물게 업무 능력이 뛰어난데 인성까지 좋은 사람, 나도 이런 사람들 틈에서 나름의 캐릭터를 가진 조직의 구성원이다.     


상처에 대한 다짐이 시작된 것은 더는 사람에 치여 감정 소모를 하고 싶지 않아서였다. 그래서 찾은 방법이 바로 침묵이었다. 모든 불화의 씨앗은 말 한마디에서 시작된다고 했다. 묵언 수행까지는 아니더라도 말을 아낌으로써 상대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자신 또한 지킬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이 방법은 제법 괜찮았다. 과묵하게 업무에만 집중하고 가능하면 업무 이외에는 신경 쓰지 않았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침묵은 무관심과 연결되어 상대 행동에 반응이 냉랭하면 그를 무시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을 느꼈다. 건전한 부딪힘에는 적절한 반응과 의견을 제시해야 했다. 악플보다 더 무서운 것이 무플이라는 말이 있듯이 결국 침묵으로 일관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었다. 뾰족하게 말하고 미안해하는 것만큼이나 상대방에게 리액션 없는 침묵으로 일관하는 것 또한 상처를 주는 행동이었다.      


회의


근본적으로 다양한 성향의 사람이 모인 조직은 갈등이 없을 수가 없다. 상처를 주거나 받는 순간은 언제나 도사리고 있음을 인정해야 했다. 현실은 변하는데 마음은 머물러 있는 것 같았다. 조직에서 무력감이나 불안에 휩싸이는 가장 큰 이유는 인정하지 못하는 마음이 변화하는 현실을 따라가지 못해서이다.     


특히 나이를 먹으면 대부분 지난 성공에만 고착되어 어느 자리에서건 “라떼는 말이야”를 찾게 된다. 이게 가장 안 좋다. 조직에서 나이를 먹을수록 대접받기보단 타협하는 방법을 알아야 하는데 “지난번에도 그랬는데 이번에도 그렇구나”처럼 인정하면 무력감이나 불안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이런 타협은 타인과의 관계가 아니라 마음속으로 하는 자신과의 타협이므로 남에게 들키지 않고 웃고 사는 비결이 된다. 상처, 주지도 말고 받지도 말자 이 역시 마음속으로 하는 혼자만의 다짐이지만 웃고 사는 비결이기도 하다. 하지만 여전히 출근은 싫다. 




# 냉정한 평가는 좋은 글의 밑거름이 됩니다. 가감없는 댓글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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