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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현관 Jul 17. 2022

혼술은 감성의 스위치를 켜는 시간

ㅣ더 이상 누군가에게 기대지 않는 삶을 사는 방법


1인 가구의 증가로 혼자라는 개념이 외로움이나 쓸쓸함과는 거리가 먼 시대가 되었다. 어울리기보단 혼밥, 혼술을 즐기며 간섭 없는 자기만의 시간을 즐기는 편을 선택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더구나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집에서만 즐긴다는 의미로 홈밥과 홈술이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이젠 1인 가구를 겨냥한 제품이나 마케팅이 전혀 낯설지 않은 시대가 되었다.     


이렇게 혼자가 당당한 세상이지만 나이를 먹으면 그래도 혼자라는 단어는 왠지 쓸쓸하다. 그래서 별 취미도 없는 등산모임이나 학연, 지연으로 얽힌 모임을 기웃거리게 된다. 본질보다는 사람이 그리워 자꾸만 무리에 속하려 한다. 하지만 체력이 받쳐주지 않는 등산모임이나 학연 지연을 이유로 어색한 사람과 데면데면한 만남은 다시 혼자라는 원점으로 돌아오게 된다.     


이병률 작가는 그의 책  「혼자가 혼자에게」에서 여행에 대해 이렇게 밝힌다. 


“혼자 가면 안 될 것 같아서 둘이 여행을 떠난다. 둘이서는 많은 대화를 한다. 하지만 두 사람의 이야기가 아닌 제삼자의 이야기를 하는 데다 꽤 많은 시간을 쓴다. 그 부분이 제일 안 좋다. 혼자 가면 안 될 것 같아서겠지만 정말이지 혼자 가면 안 되는 것일까?”

                     [이병률_혼자가 혼자에게 중에서 발췌]     


혼자 떠나지 못하는 여행은 어디에도 없다. 다만 떠나지 못하는 내가 있을 뿐이다. 혼자라는 사실에 위축될 필요는 없다. 가끔은 혼밥, 혼술을 즐겨보는 것도 좋다. 바로 이 순간이 감성의 스위치가 켜지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혼술을 하면서도 휴대폰에 의지하는 사람은 진정한 혼술러가 아니다. 그럴바엔 친구를 만나거나 가족들과 치맥을 하는 편이 여러모로 나은 선택이다.      


참이슬 소주


혼술은 단절이어야 한다. 그 순간만이라도 휴대폰 같은 외부요소를 차단하고 생각이 자유롭게 넘나드는 감성의 스위치를 켜야 한다. 나의 외로움을 알아주길 바라는 묘한 기대감이 작용하기도 하고 갑자기 부풀어 오르는 희망으로 충만해지기도 한다. 


50이 넘어가면 신체나 정신이 하향곡선을 그리기 마련이다. 그럴수록 감성을 일깨워 충분히 영혼을 흥분시켜야 한다. 이런 시간이 쌓이면 더 이상 상관없는 모임을 기웃거리거나 누군가에게 기대는 삶에서 벗어나게 된다. 




# 냉정한 평가는 좋은 글의 밑거름이 됩니다. 가감없는 댓글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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