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아욱보다 더 맛있는 채소가 있을까.

by 이상훈


아욱의 식감이 좋은 가 보다. 딸아이가 오늘 아침밥에 나온 아욱 된장국을 다 비웠다. 그러더니 키를 재보자고 한다. 물론 아욱국이 키 성장에 좋다는 나의 꾸밈없는 교육 탓이다. 그러더니 2달 전과 비교하여 전혀 변함이 없는 키를 속상해한다. 사촌동생을 만난 이후 키에 대한 스트레스가 생겼나 보다. 앞으로 이런 일들이 허다하게 많을 텐데 내심 걱정이 크다.
며칠 전 주말 시골에 들르니 어머니가 밭에서 머위대 등 채소 등속을 이것저것 준비해주신다. 아욱은 모두 베어버렸지만 먹을 만한 부분을 이미 끓는 물에 데쳐 냉장고 넣어두었던 것을 내어 주신다. 그 아욱을 아내가 오늘 아침 우렁과 함께 된장국으로 끓여 밥상에 올려놓았다. 어제 공부한 호박잎 유효 성분을 자랑하자 "아욱은 뭐 좋은 성분 없어요?" 한다.

아욱 씨앗은 한방에서 동규자(冬葵子)라고 하여 분비나 배설을 원활하게 하는 약재로 사용된다고 한다. 중국에서는 오채(五彩)중 제일 으뜸 채소라 여기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예전부터 채소를 기르게 되면 제일 먼저 씨를 뿌렸던 것이 아욱이라고 전해질만큼 많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아욱은 뼈를 튼튼하게 해 주고 오장육부를 잘 다스리며, 신장의 기능을 튼튼하게 하는 효능이 있음은 물론 변비와 부종, 여성의 유즙 불행(乳汁不行 ; 산후 젖이 잘 나오지 않는 질병), 열독(熱毒)에 의한 피부발진, 주독(酒毒)을 풀어 주는데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한다.

아욱은 겨울을 제외하곤 1년 내내 길러 먹을 수 있다. 보통 영상 15도 이상이 되면 씨 뿌리기가 가능한데 월로는 4월과 9월 정도에 파종하는 게 좋다. 파종은 호미로 살짝 이랑을 만든 후 씨앗을 뿌리고 고운 흙을 살짝 덮어주면 된다. 물론 물도 당연히 뿌려 주어야 한다. 온도만 적당하다면 뿌린 후 3-4일이 지나면 새싹이 올라옴을 볼 수 있다.

아욱은 질긴 껍질을 벗겨낸 후 손으로 마구 비벼 끈적한 성분이 밖으로 나오도록 해 끓는 물에 살짝 데친 후 찬물에 헹군다. 그런 다음 다시마 등으로 육수를 낸 물에 된장을 풀고 취향에 따라 보리새우나 쇠고기 등을 선택해 아욱국을 끓여내면 된다. 마지막으로 마늘 등의 양념을 더하고 한소끔 끓이면 남 주기 아까워 대문 닫아 놓고 먹었다는 아욱 된장국이 된다.

조심할 것이 있는데 서리 맞은 아욱은 위험하단다. 토할 수도 있고 임산부가 먹었을 경우 유산의 위험이 있다고 한다. 따라서 겨울철 노지에서 아욱을 보게 되면 반가운 마음을 멀리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