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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계절은 제자리로 돌아온다

지금이 겨울이라도 당신은 언젠가 다시 피어날 사람입니다

by 하나의 오후


겨울이 유독 길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무언가를 시작하기엔 아직 이른 것 같고 막상 시작하기엔 이미 늦은 것 같아 막막함이 온몸을 조용히 뒤덮기도 하지요.

일렁이던 강물이 하얗게 얼어붙듯 의욕도 서서히 굳어가고 기다림마저 무의미하게 느껴질 땐 스스로를 의심하게 되곤 합니다.

그럴 때면 문득 떠오르는 장면이 있습니다.

계절은 언제나, 결국 제자리로 돌아온다는 것.


눈이 녹으면 봄이 찾아오고 한없이 뜨거웠던 여름도 언젠가는 물러나 사박사박 낙엽 밟는 가을이 찾아옵니다.

떨어진 잎은 바람 속으로 흩어지고 그 흩어짐 끝에 다시 겨울이 오듯, 모든 계절은 고요한 리듬으로 순환합니다.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것이 멈춘 듯해 보여도 당신 안의 계절은 지금도 조용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아주 천천히.


어떤 날은 너무 늦은 것처럼 느껴지고 어떤 순간엔 아무것도 이룬 게 없어 나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질 때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 감정조차도 다시 피어나는 과정의 일부입니다.

조금 더 나은 나에게 다가가기 위한 가장 인간적인 흔들림입니다.


그러니 지금이 겨울이라도 괜찮습니다.

당신은 언젠가 다시 꽃피울 사람입니다.

지금은 잠시 숨을 고르는 시간일 뿐, 당신 안의 어딘가에서는 분명히 무언가가 자라고 있습니다.


계절은 반드시 돌아옵니다.

그리고 당신도 결국 당신의 자리로 돌아올 것입니다.

조금씩, 조용히, 그러나 반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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