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초기 고객은 무조건 ‘공짜’여야 할까?

“처음엔 공짜로 써보게 해라. 미국 고객은 무조건 무료를 원한다.”

by Peter Shin



“처음엔 공짜로 써보게 해라. 미국 고객은 무조건 무료를 원한다.”

한국 창업자들이 미국 시장에 나갈 때 가장 흔히 듣는 조언 중 하나다.


그러나 미국에선, 특히 B2B SaaS나 엔터프라이즈 세일즈에서 우리가 좋아하는 공짜는 전략이 아니라, 오히려 세일즈의 병목으로 작용 할때가 더 많다.


1️⃣ 공짜 고객 = 진짜 고객이 아니다

미국 투자자들, 기업 고객들은 무료로 쓰는 고객은 제품의 가치에 대해 돈으로 투표하지 않는다라는 것을 알고 있다. 즉 결국엔, “좋네” 하고 쓰다가 언제든 떠날 수 있는 프로덕트를 런칭했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안다.


참고로, 미국 VC들이 미팅 때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이 뭔지 아는가?

“얼마나 돈을 내고 있지?”이다. 이들은 처음부터 대놓고 얼마나 돈 벌고 있는지 물어본다. 이런류의 질문들 (MRR, Net New ARR, Churn Rate, Net Dollar Retention, LTV/CAC 등은) 너무나 명확하고 투명하게 밝힐수 있는 지극히 정상적인, 스타트업 이라면 당연히 알려줘야 하는 정보들이다.


다시 돌아가, ARR(연간 반복 매출)이 작더라도, 고객이 실제로 지갑을 열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훨씬 더 강력한, 즉 시장의 제대로된 신뢰를 받고 있다는 신호다.


2️⃣ 미국식 공짜는 한국식과 다르다

미국에서도 무료 전략은 존재한다. 다만 이는 세일즈 퍼널의 일부로 쓰인다.

· Freemium: Slack, Zoom처럼 개인 무료 → 팀 유료 로 넘어가는 구조.

· Free Trial: 보통 14~30일, 이후 자동 결제로 이어짐.

· Pilot (유료 PoC): 미국 B2B에서는 진짜 중요하다. 내가 경험하고 아는바, 무료 PoC는 진지하게 안 본다. 고객도 투자자도. 우리가 적어도 $5k~$10k라도 받아야 고객사에서도 내부 리소스를 배정한다.


의외로 미국 고객이 원하는 건 무조건적인 Free가 아니다.

리스크 없는 시작(Trial, PoC) 이다.

*참고로 리스크가 없다라는건 아래 4가지를 뜻한다.

A. Career Risk: 새로운 툴을 도입했다가 실패하면, 그걸 승인한 팀장/실무자가 욕을 먹는 경우. (고로 커리어 흠집 리스크가 적은 작은 시도 선호)

B. Financial Risk: 예산을 잘못 집행해 상위 매니지먼트나 CFO에게 바로 찍히는 경우. (고로 실패해도 괜찮은 $5K-10K 정도 POC 선호)

C. Operational Risk: 새로운 툴을 쓰면, 온보딩/교육/데이터 이전 등 실제 리소스가 드는데, 기술을 섣불리 도입후 실패해서 다시 돌아가야 하는 경우. (고로 POC 선호)

D. Reputation Risk: 잘못된 벤더 선택이 알려지면, “이 팀은 툴 선택도 못한다”는 꼬리표가 붙을 수 있음. (고로, 레퍼런스 로고와 PoC 결과 데이터를 확보하는 게 중요)


3️⃣ 공짜로 시작하면, 고객의 태도가 달라진다

유료 고객은 피드백을 다르게 준다.

“내가 돈을 내고 있으니, 이 제품이 진짜 우리 문제를 풀어줘야 한다”라는 관점에서 깊이 있는 요구를 한다.

반면 무료 고객은 가볍게 쓰고, 가볍게 의견을 낸다.

미국에서 초반부터 돈을 받는 게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매출 때문이 아니라, 제품을 제대로 성장시킬 수 있는 진짜 피드백을 확보하는 것 때문이다.


4️⃣ 미국 초기 고객은 공짜 대신 할인을 원한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초기 고객에게 이런식으로 제안하는걸 추천한다.

“정가 $20k인데, 첫 3개 고객에게는 $5k에 제공합니다”

이건 무료보다 훨씬 설득력이 있다.

· 고객 입장: 리스크가 낮고, 그래도 지불했으니 진지하게 쓸 이유가 생긴다.

· 창업자 입장: Early Reference Logo 확보 + 매출 데이터 생성.


결론.


많은 한국 창업자들이 한국에서의 습성을 그대로 가져와, 공짜라도 써봐 달라고 매달릴 때, 오히려 미국 고객은 이렇게 본다.


“아직 본인도 자기 제품이 돈 받을 만큼 가치 있다고 확신을 못하네?”


공짜는 호의가 아니라, 자기 확신의 부재처럼 보일 수 있다.


미국 초기 고객은 무조건 공짜여야 한다는 말은 절반의 진실일 뿐이다.

실제로는

· 개인용 SaaS는 Freemium → 업셀 구조,

· 엔터프라이즈 B2B는 Paid Pilot → Expansion 구조가 정석이다.

즉, 돈을 안 내도 써준다가 아니라 돈을 내고도 써준다는 신호를 확보하는 것이야말로, 실리콘밸리에서 진짜로 통하는 초기 Traction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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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Half Moon Bay, 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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