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있나요?
B2B 관련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팅을 하노라면, 참여하는 창업자 대부분은 첫 고객 미팅을 영업 자리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먼저, 저희 솔루션 설명 드려도 될까요?”
“얼마 정도면 쓰실것 같아요?”
“언제부터 도입 가능하세요?”
하지만 이건 전부 잘못된 질문이다.
우리나라나 심지어 조금 더 큰 도시에 사는 미국 고객들, 그러니까 High-Context 문화권이 조성된 환경일수록 고객은 초반 미팅에서 창업자를 거절하지 않기 위해 “좋네요”라고 답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을 뚫기 위해, 미국 SaaS 창업자들은 오히려 첫 미팅을 리서치 자리로 쓴다.
팔겠다는 티를 내기보다, 배움의 자세, 호기심과 관계-빌딩 모드로 묻고 또 묻는다.
그럼, 실제로 뭘 물어봐야 할까?
1️⃣ 지금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있나요?
이 질문은 단순히 “우리 솔루션이 필요하신가요?”가 아니다.
· 구식 ERP를 쓰고 있는지
· 구글시트와 이메일로 버티고 있는지
· 아니면 인턴이 밤새 수작업을 하는지
여기서 얻는 답변은 두 가지 가치를 준다.
1/ 경쟁자가 누구인지 드러난다. (항상 동종 SaaS가 아니라, 엑셀일 수도 있다)
2/ 고객이 실제로 불편해하는 “구체적인 상황=문제의 문맥=Customer Context가 드러난다.
2️⃣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어떤 비용이 발생하나요?
B2B SaaS에서 진짜 중요한 건 Painkiller인지, Vitamin인지다. 나는 무조건 리소스가 제한된 스타트업은 Painkiller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가르마를 타지 않으면 절대 우리가 저절로 Painkiller화 될수 없다.
(아래로 갈수록 Vitamin에 가까워진다)
· 규제 리스크 때문에 벌금이 수천만 원 나올 수 있다
· 고객 전환율이 20%씩 떨어진다
· 직원/대표가 매일 3시간씩 잃고 있다
이런 답변은 곧바로 ROI 계산으로 연결된다.
즉, 고객 지갑을 여는 순간은 얼마나 불편한가가 아니라 이걸 안 하면 손해가 얼마인가, 미국식 표현으로는 the cost of inaction 또는 missed business opportunity 라는 수치화된 문제가 나온다.
3️⃣ 연간 예산 배정은 어떻게 되어 있나요?
이 질문은 창업자 대부분이 쑥스러워서 못 묻는다.
하지만 미국 SaaS 창업자들은 가장 먼저 예산 구조, 그리고 의사결정권자를 파악한다.
· 이 문지를 담당하는 팀의 연간 예산이 얼마인지
· SaaS 툴에 지불한 선례가 있는지
· 결제 권한이 누구에게 있는지
이게 없으면, 아무리 좋은 PoC도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결론.
초기 고객 미팅은 영업 미팅이 아니다.
고객의 현재 방식(Current Workflow), 손실 비용(Cost of Inaction), 지불 의사(Budget & Authority)를 확인하는 자리다.
“우리 솔루션 괜찮죠?”라고 묻는 순간, 대화는 끝난다. 유도하는 당신의 부담부담 가득한 눈망울에 “별로다”라고 얘기할 강심장은 없다.
대신 “팀장님 팀은 지금 어떤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나요?”라고 묻는 순간, 상대방이 주인공이 되는, 비로소 제대로된, 영양가 만땅 대화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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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Outsome Founder Sprint US San Francisco 2025, Poster.
· 실리콘밸리 B2B SaaS 창업자를 위한 뉴스레터 – https://lnkd.in/gK67Fw_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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