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작가 이힘찬
다시 제주로 간다는 말에,
J는 쓸쓸하지 않냐고 물었다.
쓸쓸하지. 근데
어차피 외로울 거라면,
서울보다는 제주가 더 낫지.
그렇게 얘기하고는,
제주에서 만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주었다.
그래도 사람들 많이 만나니까,
외롭지는 않겠네.
J의 말에 아무 생각 없이
고개를 끄덕이려다가,
문득 생각이 많아졌다.
외롭지 않다-고 하기가 참 애매했다.
외롭다-라는 말 자체가,
혼자 있을 때만 쓰는 말이 아니니까.
-
사람들 속에 있다가 다시 혼자
침대에 누울 때도 외롭다 느낄 수 있고.
사람들과 함께 웃다가도 문득
시선을 잃고, 외로워질 수 있고.
혼자 있고 싶어서 즐겁게 홀로
여행을 다니다가도, 예쁜 풍경 앞에서
갑자기, 외로울 수 있어.
저들의 대화에 공감할 수 없을 때,
대화를 이어갈 수 없을 때,
나 혼자 웃기지 않을 때,
나 혼자 슬퍼질 때,
내가 부족하다 느낄 때에도
외로울 수 있고.
내 주변에 항상 사람이 많아도,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날 바라보지 않는 그 순간순간이
외롭다, 느껴질 수 있어.
-
그런데 제주에 있으면
그런 쓸쓸한 감정들을
제주에 와있으니까-라는 핑계로
괜찮은 척할 수 있게 되더라고.
그러니까 어차피 외로울 거라면,
제주에 있는 게 더 낫다는 거야.